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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GE·지멘스 미국 공장 증설 러시, HD현대·효성·LS 숙련공 사수 비상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12-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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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GE·지멘스 미국 공장 증설 러시, HD현대·효성·LS 숙련공 사수 비상
▲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들의 미국 내 전력기기 공장 증설 투자가 잇따르면서 앞으로 한국 전력기기 기업들이 미국 내 시장 우위를 지키기 위해선 숙련공을 얼마나 늘리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히타치에너지, 미국 GE버노바, 독일 지멘스에너지, 스위스 ABB 등 글로벌 전력기기 대기업들의 미국 내 전력기기 생산공장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한국 전력기기 기업들도 최근 미국 내 추가 증설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는 등 미국 내 ‘전력기기 증설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증설 투자가 완료되면 미국 전력기기 시장에서 2020년대 들어 지속된 ‘공급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전력기기 기업들이 미국 내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숙련인력을 지키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전력기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다수의 글로벌 전력기기 제조사들이 미국 내 노후 송전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발전·AI데이터센터 확대 등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증가세와 미국 보편관세·파생상품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에 대거 전력기기 생산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 히타치에너지는 버지니아·보스턴·테네시·펜실베니아 등 미국 전역에 1조3천억 원을 투입해 전력기기 생산설비를 늘리는 계획을 지난 9월 밝혔다. 

특히 버지니아주 사우스보스턴에 6400억 원을 투입해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건립할 예정인데, 이는 미국 내 최대 규모라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독일 지멘스에너지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2100억 원 투입, 대형 변압기 공장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미국 GE버노바는 지난 10월 멕시코 씨그눅스와 기존 50대50 합작해 설립한 전력기기 업체 ‘프로렉’의 지분 50%를 7조4천억 원에 인수했다. 앞서 프로렉은 지난 5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약 2066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대형변압기 생산능력 200대로 늘리는 투자를 발표했다.

GE버노바는 전력기기 수주잔고를 2025년 말 300억 달러(약 44조2천억 원) 수준에서 2028년 600억 달러(88조6천억 원) 수준으로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위스 ABB 역시 미국 테네시·미시시피주 등 각지에 배전기기 증설에 총 3200억 원 투입하는 계획을 올해 3월 발표했다. 증설 완료 시점은 2026년이다. 

권진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 기업들의 증설 투자가 끝나더라도 산업 특성상 숙련공 모집이 어려워 단기간에 유의미한 전력기기 공급 증가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인력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 초과 수요가 유지되던 미국 시장에 수급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들이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설비 투자의 성패 여부는 숙련 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히타치·GE·지멘스 미국 공장 증설 러시, HD현대·효성·LS 숙련공 사수 비상
▲ LS일렉트릭의 부산 강서구 소재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 LS일렉트릭>
전력기기는 공장 노동자들이 직접 손으로 코일을 감는 등 반복 작업으로 쌓는 숙련도에 따라 생산효율이 증가하는 특성을 지닌 산업이다. 통상 신규 증설을 마치더라도 가동률을 정상 수준까지 올리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린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아일랜드 전력기업 ‘이튼’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전력기기 공급부족 해소의 걸림돌로 ‘노동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숙련 노동자 부재는 인력의 중요성이 큰 전력기기 산업 증설에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제조업 종사자 중 25%에 달하는 인력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미국 외부로 유출된다면, 증설이 완료되더라도 계획했던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도 현재 추가 증설을 진행 중인 만큼, 다국적 전력기기 기업들과 현지 숙련공 확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0년 현대중공업 소속 사업부 시절 앨라배마 공장을 설립해 현재 미국 초고압변압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기 설립 당시 앨라배마 공장의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80대였는데, 지난 2024년 완료한 1차 증설로 연 100대로 늘었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1850억 원을 들여 2차 증설을 진행 중으로, 완료 시 생산능력은 연 150개까지 늘어나게 된다.

효성중공업도 2020년 테네시주에 위치한 멤피스변압기 공장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4650만 달러(685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이후에도 3차례에 걸쳐 총 4400억 원을 투입, 증설했다.

회사에 따르면 2차 증설은 2026년 말 완료가 유력하며, 멤피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2억 달러(매출 기준)에서 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028년 완료 예정인 3차 증설을 합치면 연간 생산능력은 매출 기준 6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LS일렉트릭은 2030년까지 35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우선 2027년까지 21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설비를 확대하고, 2028년부터 1400억 원을 투입 현지 전력기기 기업을 인수하는 게 골자다. 

또 2022년 인수한 미국 배전반 제조기업 MCM엔지니어링의 생산능력을 기존 연 500억 원 규모에서 2~3배로 확대하고, 차단기·개폐기 등으로 배전기기 품목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텍사스주 배스트럽 캠퍼스에 차단기 중심의 배전기기 반조립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등으로 미국 내 전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초고압 변압기 증설 속도는 제한적"이라며 "당분간 업황 호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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