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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계 첫 PBV 전용 공장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 가보니, "카페야, 공장이야?"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5-11-14 15: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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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계 첫 PBV 전용 공장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 가보니, "카페야, 공장이야?"
▲ 기아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에서 로봇이 목적기반모빌리티(PBV)5 차체를 용접하고 있다. <기아>
[화성=비즈니스포스트] “오늘 준공식은 단순히 한 기업의 공장 준공식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술의 자존심이고, 우리 국민의 꿈이 현실이 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14일 경기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 준공식에 참석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보 플랜트는 ‘진화’를 의미하는 이볼루션(Evolution)과 공장을 뜻하는 플랜트(Plant)를 조합한 이름이다. 지난해 문을 연 기아의 광명 이보 플랜트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번에 준공한 화성 이보 플랜트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공장으로 운영된다.

PBV 전용 공장이 들어선 것은 세계 최초다.

오토랜드 화성은 오토랜드 광주와 함께 기아의 심장 같은 곳이다. 면적이 여의도의 1.3배인 330만5785㎡(100만 평)에 달해 수도권 산업 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기아 생산 공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는 노동자들이 임금을 반납하면서까지 생산라인을 지켜낸 곳이다.

기아는 회사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용 공장을 마련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선다.

화성 이보 플랜트는 이스트와 웨스트로 나뉜다. 이날 이스트 준공식과 웨스트 기공식이 동시에 진행됐다.

먼저 문을 연 이보 플랜트 이스트는 9만9976㎡(3만243평)의 부지에 건설됐다. 2027년 가동 예정인 이보 플랜트 웨스트는 13만6671㎡(4만1343평) 규모 부지에 세워진다.
[현장] 세계 첫 PBV 전용 공장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 가보니, "카페야, 공장이야?"
▲ 기아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에서 무인운반차량(AGV)이 목적기반차량(PV)5 차체를 운반하고 있다. <기아>
이보 플랜트 이스트에 들어서자마자, 공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하다는 게 가장 먼저 느껴졌다.

자동차 생산 공장이라고 하면 드르륵 거리는 랜치 소리, 치익 거리는 에어건 소리 등을 떠올리지만, 이보 플랜트 이스트는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카페에 들어온 것 같은 소음 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날 준공식은 생산라인 바로 옆 공간에서 진행됐다. 행사 전 사회자가 ‘바로 옆에서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있어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양해바란다’라는 안내를 했지만, 행사 내내 소음으로 인한 불편은 없었다.

기아 관계자는 “자동화 공정이 많고, 세계 최초 신공법을 도입한 공정도 있기 때문에 일반 공장들과 비교해 소음 수준이 굉장히 낮다”며 “직원들이 일하기에도 훨씬 쾌적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에 설치돼 있는 초록 불빛도 눈에 띄었다. 마치 신호등처럼 초록 불빛과 빨간 불빛이 들어오는 장치가 통로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기아는 이번 공장을 지으면서 무인운반차량(AGV) 등이 도입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장 내 교차로마다 신호등 장치를 설치해 무인차량이 다가오면 빨간 불빛으로 알려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생산 직원들은 조립 라인 앞에 앉아 머리 위에 설치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앞에 있는 차량의 종류와 조립해야 될 부품들이 표시된다.

기존에는 종이에 인쇄해 직원들이 직접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지만, 화성 이보 플랜트에서는 모니터에 자동으로 표시해 줘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현장] 세계 첫 PBV 전용 공장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 가보니, "카페야, 공장이야?"
▲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오토랜드 화성에서 세계 최초 PBV 전용 생산공장 '이보 플랜트 이스트' 준공식과 '이보 플랜트 웨스트' 기공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이보 플랜트 웨스트 기공식에서 표지석에 서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크래시패드와 헤드라이닝 장착은 로봇이 담당한다.

크래시패드는 대시보드 안쪽에 들어가는 틀로, 차량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아는 PV5 크래시패드 자동 장착과 체결에 로봇 등 신기술을 활용한다.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부품임에도 로봇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신기술에 대한 기아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다.

헤드라이닝 장착에는 로봇을 활용한 세계 최초 공법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생산 직원이 위로 바라보며 장착해야 하는 일이지만, 로봇이 대신하며 작업 부담이 줄었다. 기아 관계자는 "로봇이 바코드를 읽는 방식으로 이중 장착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일을 로봇이 할 수는 없다.

OK 라인으로 불리는 마지막 공정에서는 완성된 PV5가 시동을 걸고 이동한다. 소비자에 인도되기 전 마지막 단계인 만큼, 노동자가 손전등 불빛으로 이곳저곳을 비추며 꼼꼼히 점검하고 있었다. 문도 여러 번 여닫아 보고, 실내 탑승해 구석구석 살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화성 이보 플랜트에서 생산할 PBV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 사장은 “PBV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2030년까지 89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 73%를 해외 시장에 판매해 수출 32조 원을 달성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수출 전략 상품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도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총리는 “‘한국이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겠어?’라는 질문을 받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3위 자동차 기업을 보유한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손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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