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5-11-11 16: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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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씨에스윈드가 재생에너지에 부정적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방성훈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사장은 매출 구조에서 유럽·아시아 비중을 높이는 등 시장다각화를 통해 미국 시장 관련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방성훈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사장이 매출 구조에서 유럽·아시아 비중을 높이는 등 시장다각화로 미국 시장 관련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에스윈드가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미국에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지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씨에스윈드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970억 원, 영업이익 65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9%, 영업이익은 40.1% 감소한 수치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 7월 제정한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으로 풍력발전 관련 세액공제 제도는 유지됐지만 수취액 배분이 재조정되면서 실질적으로 지원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 작용했다.
씨에스윈드의 고객사인 풍력발전 사업자에게 AMPC를 배분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10.9%에서 26.8%로 2배 넘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씨에스윈드 3분기 AMPC 수취액은 191억 원으로 2024년 3분기 279억 원보다 31.5%나 줄어들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 미국 공장은 고객사와 진행한 AMPC 재분배 협상 과정에서 수취하는 세액공제 금액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풍력발전을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 정책의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씨에스윈드가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연간 육상풍력 신규 설치량을 놓고 지난해보다 51% 성장한 7.7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비우호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덴마크 에너지기업 오스테드가 5조 5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조성하고 있는 ‘레볼루션 윈드’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추가적으로 지난 9월에는 12개 해상풍력 사업을 대상으로 계획됐던 6억8천만 달러(약 9952억 원) 규모 해상풍력 연방지원금 취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연방법원이 9월 레볼루션 윈드 사업 재개를 허용했지만 여전히 해상풍력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 관련 리스크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방 사장으로서는 현재 씨에스윈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고려해 비중을 낮출 필요가 큰 셈이다.
방 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15억 원의 깜짝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다.
▲ 방성훈 사장으로서는 풍력발전과 관련해 미국 정부 정책의 혼선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 비중 낮출 필요가 크다. 사진은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의 모습. <씨에스윈드>
물론 육상 풍력에서 OBBBA에 따른 단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상풍력에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방 사장은 아시아 및 유럽 지역 시장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의 경우 빠르게 풍력발전량을 높여나가고 있다. 에너지 전문기관인 에너지연구소(Energy Institute)가 발간한 ‘2025 세계 에너지 통계 검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유럽 풍력발전량은 모두 28만3685MW로 2023년(26만9085MW) 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이 3.5% 성장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유럽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3분기 유럽으로의 풍력타워 공급을 확대하며 미국 지역에서 AMPC 감소로 발생한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운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의 경우에도 해상풍력설비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만 정부는 해상풍력 국산화 비율(LCR)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 또는 폐지해 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풍력타워를 주력으로 하는 씨에스윈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약 1천억 원 규모의 대만 법인 풍력타워 생산능력과 최근 해상풍력 증설 설비 가동으로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 법인의 생산능력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규모와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더딘 상황”이라며 “올해 4분기에는 유럽과 대만에서 해상풍력 타워 신규수주 유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