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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였는데' 서울 성수 2지구 무응찰, 대형건설사 '도시정비 대어' 눈치싸움 이제 시작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5-11-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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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였는데' 서울 성수 2지구 무응찰, 대형건설사 '도시정비 대어' 눈치싸움 이제 시작
▲ 서울 성수 전략정비구역 경관계획. 왼쪽부터 1~4구역. 올해 안 1~2구역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말 도시정비 시장을 달굴 것으로 전망된 성수전략정비구역 2구역 첫 시공사 입찰이 대형 건설사의 불참에 무응찰로 마무리됐다.

다만 대형 건설사들은 높은 성수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향후 더욱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 2구역 첫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응찰로 끝난 데는 조합과 건설사 사이 신경전이 벌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구역 조합은 건설사의 경쟁입찰 방침을 고수했고 수의계약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2구역에 공들인 DL이앤씨가 유력 입찰 참여사로 거론됐지만 굳이 참여할 요인이 없었던 셈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은 단독입찰로 유찰이 되면 입찰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현재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할 곳으로 예상된 곳은 DL이앤씨 한 곳 정도였고 2지구에 계속해서 공을 들이겠지만 참여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성수 2구역은 1구역 조합 내홍에 시공사 선정이 미뤄지며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한 달 사이 판도가 급변한 셈이다. 지난 9월만 해도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의 3파전을 점치는 시각도 심심찮게 제기됐으나 결국 이 가운데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성수가 입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DL이앤씨의 무응찰이 전략적으로 불가피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입찰 참여로 제안서를 내는 것 자체가 득보다는 실이 클 수 있어서다. 

건설사는 도시정비사업 입찰에 참여하면 먼저 ‘눈도장’은 찍을 수 있다. 하지만 경쟁입찰 여부나 경쟁 상대 윤곽도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입찰 참여에 따른 사업조건 공개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1천억 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도 부담이 적지 않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제안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조합 내에서는 볼 수 있다”며 “조합원 가운데서는 자사가 아닌 다른 건설사와 관계가 형성돼 있는 사례도 많은데 조합원들의 지지가 확고하지 않을 때 굳이 먼저 카드를 내보일 이유가 없다”고 바라봤다.

결국 올해 말 주요 건설사 격전지로 꼽힌 성수 1~2구역 시공사 선정이 모두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건설사 사이 물밑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지구는 성수 전략정비구역 가운데 가장 빠른 8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냈고 GS건설이 단독입찰했다. 하지만 조합의 특정 건설사 특혜 논란에 관심을 보이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발을 뺐다. 그뒤 조합 내홍이 벌어졌고 서울시가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앞으로 성수 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을 가로지를 핵심 변수로는 조합별 내부 기류가 꼽힌다.

2지구의 경쟁입찰 방침 고수에는 지난해와 달리 치열했던 올해 한남4구역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개포우성7차 수주전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각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경쟁적으로 사업조건을 제시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에게는 건설사 사이 경쟁이 붙어야 제대로 된 조건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재건축 ‘대어’ 압구정 2구역에서도 수의계약으로 현대건설을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흘러나왔다.

사업조건을 떠나서도 대형 건설사가 해당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했다는 점 자체가 화제를 모아 향후 위상이나 집값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또다른 핵심 변수로는 건설업계 선두 삼성물산의 행보가 꼽힌다. 

올해 들어 신규 수주 기록을 갈아치우며 도시정비 실적 1위 현대건설을 맹추격하는 데다 ‘삼성’의 이름값을 등에 업고 있어 다른 대형 건설사로서는 굳이 경쟁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상대로 여겨진다.
 
'소문난 잔치였는데' 서울 성수 2지구 무응찰, 대형건설사 '도시정비 대어' 눈치싸움 이제 시작
▲ 건설업계 선두 삼성물산의 향후 행보가 성수 도시정비사업에서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성수 2~4지구에 관심을 내비쳤을 뿐 다른 대형 건설사처럼 특정 지구에 시공권 획득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이 최근 3지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도 전해지지만 여전히 성수 전체를 겨냥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1구역,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가 2구역 등을 겨냥한 카카오톡 홍보창구를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각 구역에 오랫동안 공을 들인 건설사들도 성수1~2구역의 입찰이 다시 진행되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기 힘든 셈이다. 그동안 각 구역별로 주요 건설사가 집중하는 가운데 시시각각 전략적 포기와 집중과 같은 수주 전략의 변화도 감지된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성수는 사업비가 클 뿐 아니라 서울 핵심 사업지 가운데 한 곳으로 아무런 행동 없이 지나치기 어려운 곳”이라며 “지역별 조합은 물론 주요 건설사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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