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과 중국 사이 관세전쟁은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측은 한때 관세협상 타결에 근접한 듯한 분위기도 보였으나 10월 들어 중국이 기습적으로 희토류 통제 조치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중국은 지난 14일에는 미국과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한국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대상으로 제재안을 내놓을 정도로 관세전쟁에서 공세적 태도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부터 기존 대중국 관세율에 100%를 추가하고 중국산 식용유 등 교역품목의 수입 중단을 검토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10월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 정상회담은 관세전쟁의 주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미중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 자체도 불투명해진 데다 한 차례 정상회담으로 다방면에 걸쳐 벌어지는 관세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티븐 마이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현지시각 15일 “그동안 미중 무역긴장의 불확실성이 소멸했다고 여겨왔고 그에 따라 성장의 일부 측면에 대해 낙관적이었으나 중국이 합의를 어기면서 이젠 비록 잠재적이지만 불확실성이 돌아온 상황”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우현 회장에게는 미국과 중국이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점이 사업 확장을 위한 토대 마련의 기회가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태양광 산업을 놓고는 지속적으로 규제 수위를 높이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시행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따르면 금지외국기관(PFE)의 지분이나 통제가 일정 수준 이상이 제품에는 세액공제가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등 강도 높은 규제가 적용된다.
PFE에는 북한, 러시아, 이란 등을 비롯해 중국이 포함된 만큼 미국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점유율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 OCI홀딩스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양광 시장 점유율 1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에서의 업황 변화에 대응해 현지 태양광 공급망 확대에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특히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다수의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 및 매각도 진행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에만 선로퍼, 페퍼, 럭키7 등 3건의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 및 매각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OCI홀딩스는 텍사스주에서 현지 자회사 등을 통해 5.9GW(기가와트)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수주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1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베트남에서 웨이퍼 생산능력까지 확보하며 태양광 제품 생산의 전 과정에서 탈중국 밸류체인 달성에 가까워졌다.
이 회장은 실적 컨퍼런스콜과 공식 강연장 등에서 미국 태양광 투자 확대를 강조한 바 있는데 중국산 제품의 비중 축소에 따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가는 상황인 셈이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빈 자리를 놓고는 OCI 등 한국 기업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태양광 셀, 모듈 등 수입이 축소되는 중으로 비중국 밸류체인으로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 외 폴리실리콘 기업 가운데 가장 원가 경쟁력이 높은 OCI홀딩스의 산업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