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결실의 계절 처서 앞두고 극한 폭우, KT·SK텔레콤엔 'CEO 리스크' 먹구름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5-08-14 10:15:2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결실의 계절 처서 앞두고 극한 폭우,  KT·SK텔레콤엔 'CEO 리스크' 먹구름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김영섭 KT 대표이사 흔들기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KT 안팎에서 김 대표의 연임 도전 및 성공 가능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섭 대표가 정기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입추와 말복이 지났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8월23일)와 밤에 기온이 내려가며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9월7일)가 머지 않았다.

낮엔 여전히 뜨겁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함까지 느껴진다. 오곡백과가 여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비로소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던 시간이 지나고, 결실의 계절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결실과 수확을 기대해야 하는 때에 느닷없이 극한폭우가 쏟아진다. '처서 비 쏟아지면 독의 곡식이 줄고, 큰 애기들이 울고 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처서 때 날씨가 결실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백로가 지나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다고 한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매출액 기준 1위와 2위 사업자 KT와 SK텔레콤도 결실 앞두고 내리는 폭우와도 비슷한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이른바 'CEO(최고경영자) 리스크'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이들 업체 CEO와 임원 쪽에서 보면 CEO 리스크 먹구름이 자칫 극한폭우 상황으로 바뀌기라도 하면 올해 '농사'(실적과 승진)는 물론이고 현재 자리 유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KT에는 차기 CEO 선임 문제로 먹구름이 형성되고 있다. 김영섭 대표의 연임 도전 및 성공 가능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쫓겨나듯 자리를 비켜주거나 연임 도전 의지를 접었던 흑역사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물론 윤석열 정부 초기 김 대표 취임으로 졸지에 '비주류'로 밀려났던 임직원 쪽에선 일말의 기대를 가져볼 수 있는 기회이다.

김 대표 흔들기는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KT 한 관계자는 "건진법사를 통한 김건희의 KT 인사 개입, 국민의힘 후원자에게 알짜 유망사업 매각, 이명박 정부 진영의 KT 장악 같은 얘기들이 지라시(정보지)로 확산되며 언론에도 보도되고 있다"며 "새 정권 쪽 어느 진영인가의 김 대표 흔들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 전산시스템 개선 작업이 왜 김 대표 친정 격인 LG씨엔에스에 맡겨졌는지 등 김 대표 취임 뒤 논란 속에 추진된 사업 결정 과정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당연히 비리 소지와 특혜 등 논란과 주장이 뒤따른다.

김 대표 연임 불가 목소리는 예전에도 그랬듯이 정치권에서도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진보 진영 정치권 인사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김 대표 선임 당시부터 '용와대(용산 청와대라는 말로, 윤석열 대통령실이나 캠프 쪽을 가리킨다)가 KT를 이명박 정부 진영 쪽에 대선 때 지지해준 대가로 던져줬고, 그 쪽 진영이 KT에 빨대를 꽂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정권이 바뀌었는데 그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프레임은 김 대표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후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역임)의 형과 경북사대부고 동문으로 알려졌고, 김 대표 취임 뒤 이명박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KT와 자회사 경영진으로 줄줄이 영입된 점을 배경에 깔고 있다.

김 대표 임기는 내년(2026년) 3월 열리는 정기주총까지다. KT는 늦어도 올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까지는 차기 CEO 후보를 선임해야 한다. 일정을 역산하면 김 대표가 백로가 들어있는 9월이 가기 전에 연임 도전 여부를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연임 도전 및 성공 가능성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쪽에선 김 대표가 '선비 같은' 성격을 가져, 수사기관까지 동원될 수 있는 흔들기 압박을 견디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중수·이석채·구현모 등 전직 CEO 가운데 상당수가 연임 도전 의지를 밝히거나 도전했다가 검찰 수사는 물론 감방 살이 지경까지 몰려 물러난 점을 예로 든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인사 박아무개, KT 출신 박아무개, KT 현직 임원 이아무개 등 KT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른바 '흘러간 강물'로 꼽히는 역대 단골 도전자들까지 포함하면 이미 20명 가까이가 이미 공모 참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박아무개는 언론인 출신으로 벤처기업 임원과 KT 계열사 부사장 등을 거쳤다. KT 출신 박아무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학교 동창, KT 현직 이아무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학교 동문이란 점을 근거로 '유력' 후보 명단에 이름이 올려지고 있다.

KT 안팎에서는 박아무개는 이미 캠프를 꾸렸고, KT 현직 임원 상당수가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대표가 속으로는 연임 도전을 하지 않고 현직 이아무개를 차기로 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사자들은 입을 다문다. 

반면 김 대표 연임 도전 쪽에 무게를 두는 이들도 많다.

우선 KT 최고경영자 자리는 '일단 앉으면 자발적으로는 절대 물러나지 못한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그만큼 의전과 대우가 좋고, 특히 한 정치집단 정도는 거뜬히 챙길 수 있는 '법카·활동비 여력'을 놓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정으로 볼 때 KT 차기 CEO 선임을 놓고 잡음이 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KT의 한 전직 임원은 "이전 정부 진영이 KT에 꽂은 빨대를 빼버리고 자신들이 빨대를 꽂으려고 하면 또다시 낙하산 잡음이 날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으로 볼 때 이런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겹치며 KT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도 김 대표의 연임 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첫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기대를 보이는 쪽은 김 대표 옆에서 승승장구해온 '주류' 임원들이다. 전례로 볼 때 CEO가 바뀌면 이들 대부분은 짐을 싸거나 다시 '비주류'로 전락해 3년을 버텨야 하는 처지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KT는 공식적으로는 "차기 CEO 선임은 정관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고, 김 대표의 연임 도전 여부는 당사자가 결정할 사안이며, 미리 어떤 선언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결실의 계절 처서 앞두고 극한 폭우,  KT·SK텔레콤엔 'CEO 리스크' 먹구름
▲ '사상 최악' SK텔레콤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제재와 경찰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해진 가운데, 유영상 대표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과 개인정보위 과징금을 3자리(1천억원 미만)로 잘 방어하면 자리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유영상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뢰회복 의지를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에선 '사상 최악' 해킹을 당해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망가진 회사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에서 유영상 사장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사상 최악 해킹을 당해 1등 이동통신사 이미지가 퇴색되고, 가입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으며, 사상 최대 과징금 불명예까지 불렀으니, CEO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을 곤혹스럽게 만든 점도 경질 당위성 사유로 꼽힌다.

누가 흔드는지 출처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은 KT와 달리, SK텔레콤은 오너 지배를 받는 재벌의 계열사여서 통제 가능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미 SK그룹 수펙스협의회 이아무개,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는 윤아무개와 한아무개 등 후임 CEO 하마평도 무성하다.

이와 관련해 SK그룹 관계자는 "모두 SK텔레콤 출신 가운데 사장급을 꼽다 보니 거론됐을 뿐 어떤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며 "CEO 교체 여부와 후임 선임 모두 SK텔레콤 이사회가 정관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안팎에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제재와 해킹 사태 발생 당시 로그기록 삭제 행위 등에 대한 경찰 조사와 사법처리 여부 등이 마무리된 뒤에야 CEO 교체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개인정보보호위 과징금이 3자리(1천억원 미만)로 낮아지고 경찰수사 결과가 예상외로 가볍게 나오면 교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SK텔레콤은 5대 법무법인 가운데 2곳과 손잡고 개인정보보호위 과징금 제재에 대응하고 있는데, '사상 최대 과징금' 타이틀 하한선인 300억~400억 원대까지 낮추라는 목표까지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과징금이 2천억원을 넘으면 유 대표와 관련 임원들까지 싹 물갈이되고, 알려진 대로 1200억원대 안팎에서 마무리되면 CEO만 갈리며, 3자리로 방어되면 다 살 수 있다'는 말이 퍼져있다"고 전했다.      

통신 3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 만이 CEO 리스크 먹구름이 한점 없는 화창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3월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덕에 취임 첫 해에 가입자 수, 가입자 점유율,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모두 큰 폭의 개선을 이뤘다. 김재섭 선임기자

최신기사

국회의장 우원식 "이르면 9월 말 개헌특위 구성, 시대에 맞는 개헌안 만들자"
이재명 "온실가스 감축하려면 전기요금 오를 수밖에, 국민 이해 구해야"
SK증권 "펄어비스 '붉은사막' 또 다시 연기, 기다림과 실망의 연속"
LG 구광모 상반기 보수 47억 수령, 권봉석 18억 조주완 15억 정철동 7억
정유경 상반기 신세계 보수 20억, 이명희 6억 박주형·윌리엄김 7억
정태영 상반기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보수 27억, 롯데카드 조좌진 8억
JB금융 김기홍 상반기 보수 34억, 하나금융 함영주 17억 신한금융 진옥동 8억
조원태 상반기 한진그룹서 합산 보수 92억2400만원, 작년보다 42.8% 증가
SC제일은행 상반기 순이익 2086억으로 2% 늘어, 비이자이익 확대
증권가 상반기 보수 10억 넘는 CEO 수두룩, 연봉왕은 한국투자 김남구 57억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