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5-07-15 16: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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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학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이 새 주도주 찾기에 나서면서 팔란티어 등 신흥 인기 종목이 생겨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증시에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들이 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들을 위한 새 주도주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 서학개미가 새 주도주 찾기에 골몰하는 가운데 로빈후드 등 후보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투자자들의 외국주식 결제금액은 3086억3천만 달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상반기부터 외국주식 결제금액은 줄곧 상승흐름을 이어왔으나 이번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주식 결제금액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가 한 풀 사그라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주식 열풍은 다소 잠잠해졌다지만, 그 와중에도 서학개미들은 새 주도주를 찾는데 분주했다.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가 미국주식 결제금액 상위 5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보관금액 기준으로도 팔란티어는 3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지난해 하반기 8위로부터 5계단 뛰었다.
기존에 서학개미들의 최선호주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 M7(시가총액 상위 7위) 종목 위주였는데 M7에도 속하지 못한 팔란티어가 혜성처럼 새로이 등장한 것이다.
현재 팔란티어 주가는 많이 뛴 가운데 새롭게 초신성의 자리를 노리는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미국증시는 극단적인 주도주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S&P500이 매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 추세(200일 이평선 기준)에 위치한 종목은 46%에 불과해 쏠림 현상이 심하다. 2024년 한 해 동안은 이 수치의 평균이 65%였다.
그런데 S&P500 내 주도주들보다 S&P500에 속하지 못한 소위 ‘장외종목’ 가운데 주도주들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 동안 S&P500 내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들의 주가는 평균적으로 17.2% 올랐으나 이들 장외종목 중 시총 상위 20개 종목은 지난 3개월 동안 평균 50.5% 상승했다.
중형주 모두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S&P500 목록의 말단을 차지하면서 이들 장외종목과 시가총액이 비슷한(700억 달러 규모) 종목들은 지난 3개월 동안 주가 상승률이 평균 8% 상승에 그쳤다.
요컨대 현재 미국증시에서 투자자들은 S&P500에 속하지 않은 종목들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에 오른 신흥 종목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장외종목은 대체로 인공지능(AI), 대체투자, 주식중개 관련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장외 종목 시총 20위 가운데 코어위브(종목코드 CRVW, 이하 동일), 스노우플레이크(SNOW)는 AI 소프트웨어 기업이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RT)과 브룩필드에셋(BAM)은 대체운용사, 인터랙티브브로커(IBKR)과 로빈후드마켓츠(HOOD)는 주식중개 기업이다.
로블록스(RBLX)의 경우 AI 게임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가운데선 이미 국내투자자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종목이 있다.
예를 들어 로빈후드마켓츠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주식거래소 중 하나인데 서학개미들의 지난 한 달 동안 미국주식 순매수 종목 가운데 메타를 제치고 새롭게 1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로블록스는 신흥 게임주 강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위키백과>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우선 이들 종목이 곧 S&P500 편입이 가능할 정도로 시가총액이 불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뱀의 머리’에서 탈피해 ‘용의 꼬리’로 올라설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S&P500 정기변경은 9월인데 통상적으로 편입 유망종목은 편입 직전 3개월 동안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15%포인트 웃도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은 단순히 테마를 탔다기 보다는 대체로 실적 개선 속도가 뛰어나다”며 “3분기 종목 장세에 대한 대응 용도로 뿐 아니라 긴 시계열에서도 성장주 플레이로 접근이 가능한 종목들”이라 평가했다.
특히 로빈후드마켓츠는 유럽 시장 및 토큰증권 시장에 진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 주식과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다고 밝혔으며 로빈후드 앱을 통해서 유럽 투자자들은 토큰화된 미국 주식을 주 5일 24시간 동안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로빈후드는 OpenAI, SpaceX 등 비상장주식의 토큰화도 진행 중”이라며 “토큰화를 통해 모든 자산의 거래가 가능한 슈퍼 플랫폼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주 가운데선 엔비디아 관계사이자 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가 빠른 성장으로 높은 차입 비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장기 공급 계약 구조로 목표 영업이익률 20%의 가시성이 높은 만큼 이자율 개선을 가정하면 회계년도 2026년 순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블록스는 신작인 ‘그로우 어 가든’이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실적 전망치가 줄곧 높아지고 있다.
오는 31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로우 어 가든이 매주 고점을 경신하면서 로블록스 생태계 내 접속자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 자체 연간 실적 예상치 상향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