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5-07-09 15: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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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이 시니어사업에서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이 새로운 통합 브랜드를 만들거나 기존 브랜드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시니어 전용 브랜드를 확정한 가운데 신한금융도 시니어 전용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재명 정부에서 시니어산업 확대가 전망되고 각 금융그룹 회장들도 직접 사업을 챙겨보고 있는 만큼 향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르면 이번 달 안으로 계열사 통합 시니어 전문 브랜드를 출시한다. 브랜드 이름으로는 ‘신한플래티넘100’을 비롯한 5~6개 정도의 후보군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현재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시니어 브랜드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향후 브랜드가 공식 출범하면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등 시니어사업 관련 주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0+걸어요’ 서비스 출시에 이어 올해 ‘이로운 연금통장’ 출시, ‘종합재산신탁 서비스’ 구축 등으로 시니어사업을 자체적으로 확대해왔는데 향후 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룹 차원의 시니어 브랜드 정비와 사업 강화는 최근 주요 금융지주의 흐름으로도 평가된다.
시작은 하나금융이 끊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그룹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를 출범했다.
우리은행은 7월1일 시니어 전용 브랜드 ‘우리원더라이프’ 출시했고 KB금융은 7월 초 기존 은행 중심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그룹 통합 브랜드로 확장하고 시니어사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새 정부가 시니어 관련 정책에 힘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시니어 정책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공약을 보면 15대 정책 가운데 ‘저출생고령화 대응’ ‘초등학생·어르신돌봄’ 등 시니어 관련 정책을 2개 배치했다. 그 안에는 공공신탁제도 도입,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등 구체적 공약이 담겼다.
새 정부의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행보를 볼 때 시니어사업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4대 금융 역시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는 셈이다.
각 금융지주 회장들도 시니어사업을 주의 깊게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이 7월 초 조직개편을 통해 KB국민은행에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하고 KB골드라이프로 각 계열사의 시니어사업 역량을 결집하기로 한 데는 양종희 회장의 특명이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 시절에도 금융권 최초 요양서비스센터를 열고 시니어 전용 보험을 출시하는 등 시니어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련 사업에 힘을 실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오랜 일본 생활로 누구보다 시니어 금융서비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우리보다 20년가량 앞선 2005년 세계 최초로 65세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신한은행 일본법인인 SBJ은행 법인장을 지내는 등 40년 가까운 신한은행 생활 가운데 15년가량을 일본에서 일했다.
시니어사업을 향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의지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먼저 통합 브랜드를 출범한 데부터 잘 드러난다.
함 회장은 지난해 하나더넥스트 출범 당시 ‘시니어의 소중한 인생 2막을 위한 하나금융만의 솔루션’이라는 슬로건을 소개하며 “시니어 세대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로서 하나금융이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그룹 차원에서 시니어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싱크탱크인 우리금융연구소는 지난달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 금융권의 대응전략 등을 담은 ‘일본 경제 대전환’ 책을 펴냈다.
우리금융은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동양생명·ABL생명이 안착하는 대로 은행과 우리원더라이프 사업에서 협업체계 구축을 할 계획도 세웠다.
▲ 하나금융의 시니어 전용 브랜드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 상품 광고. 하나금융은 하나더넥스트 모델로 방송인 강호동을 발탁했다. <하나금융그룹>
향후 시니어사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대 금융의 마케팅 전략도 관심사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하나더넥스트를 출범하며 방송인 강호동을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현재 KB금융을 대표하는 광고모델은 피겨여왕 김연아와 배우 박은빈, 걸그룹 에스파 등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배우 차은우, 우리금융은 가수 아이유와 가수 장원영 등으로 시니어보다는 젊은 층에 어울리는 모델로 여겨진다.
4대 금융 한 관계자는 “시니어사업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마케팅 전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모델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의 경쟁력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