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7-06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박철호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를 본격 시작한 지난해 회사의 역대 최대 매출 기조를 이어가며 2026년 목표로 제시한 연간 매출 4천억 원에도 바짝 다가섰다.
다만 올해 매출은 정체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아오츠카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에 의존하고 있다.
▲ 박철호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사장이 ‘나랑드사이다’ 제품 판매 볼륨을 키워 올해 매출 4천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박철호 사장.
박 대표는 원조 제로칼로리 사이다 제품 ‘나랑드사이다’ 판매 볼륨 확대를 통한 2026년 매출 목표의 조기 달성을 노린다.
6일 동아오츠카 감사보고서를 종합하면 회사는 2021년 역대 최대 매출 2939억 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최대 매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2023년 10월 동아오츠카 대표에 선임됐다. 이후, 2024년에 전년보다 9.3% 증가한 382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앞서 2022년 동아오츠카는 2026년까지 연간 매출 4천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동아오츠카가 올해 4.7%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면 매출 목표를 1년 앞당겨 달성하게 된다.
다만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작년 말 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올해 초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동아오츠카가 올해 4천억 원 매출로 향하는 길이 녹록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아오츠카에 따르면 올해 들어 누적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상장사인 동아오츠카는 분기 실적은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다.
동아오츠카로서는 올해 초 제품 가격을 평균 6.3%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 실적이다.
지난해 동아오츠카의 대표 제품인 포카리스웨트는 단독으로 매출 2144억 원을 올렸다. 매출 사상 처음 2천억 원을 넘어서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포카리스웨트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는 동아오츠카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지난해 동아오츠카 매출에서 포카리스웨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했다. 이온음료 시장의 변동성에 회사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또 포카리스웨트가 이미 국내 이온음료 시장의 절반(48.5%)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을 지속 성장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박 대표는 올해 포카리스웨트와 함께 회사 실적을 이끌 수 있는 제품을 키우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 선봉에 2010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제로칼로리 사이다 ‘나랑드사이다’가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1년 2천억 원 수준에서 2023년 6천억 원 수준으로 3년 동안 3배로 커졌다.
나랑드사이다 매출 역시 2019년 160억 원에서 지난해 500억 원에 근접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박 대표는 나랑드사이다 판매 볼륨을 키우기 위한 마케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4월 가수 싸이를 나랑드사이다 모델로 재발탁하고 TV와 유튜브 등에 광고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엔 싸이 콘서트 ‘흠뻑쇼’를 후원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현재 TV와 유튜브 등에 표출되고 있는 나랑드사이다 광고에 더해 싸이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동아오츠카는 가수 싸이를 ‘나랑드사이다’ 광고 모델로 2년 연속 발탁했다. <동아오츠카>
동아오츠카는 사회·환경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브랜드 전략을 지속 펼쳐왔다.
박 대표 역시 이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을 위해 캔에 담긴 물 제품 ‘더마신다’를 출시하고, 포카리스웨트와 라인싸바 무라벨 제품도 선보였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대국민 공익광고 등을 통한 온열질환 예방활동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브랜드 전략은 동아오츠카가 2021년 실적 반등을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동아오츠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021년 의료진과 확진자 등 수분 공급이 필요한 이들에게 포카리스웨트를 지원했다. 그해 코로나를 이겨내는 음료라는 인식이 퍼지며 포카리스웨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3% 증가했다.
앞서 동아오츠카는 2019년과 2020년에는 2년 연속으로 매출이 뒷걸음쳤다. 2019년에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노재팬) 움직임이 일면서 매출이 고꾸라졌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스포츠 이벤트 등 야외활동이 중단되면서 영업손실 12억 원을 내기도 했다.
동아오츠카는 동아제약 식품사업부의 식품 생산·판매 부문이 분리된 뒤 1987년 일본 제약사 오츠카제약과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박 대표는 1968년생으로 경북대학교 식품외식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동아오츠카에 입사해 경영전략팀장, 영업 부장 등을 거쳤다. 2014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천수를 인수하면서 동천수 대표 임무를 수행하다 동아오츠카 대표에 선임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