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왼쪽)과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이 6월4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국내 기술기반 차세대 친환경 수소전소 터빈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
[비즈니스포스트] 낙하산 논란, 국정감사 회피 논란, 명태균 게이트까지.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현재 한전 자회사 발전5사(남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CEO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인물이다.
21대 국회의원 시절 당시 국정감사에서 '막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을 정도로 정치적 색채가 매우 강하다.
임기가 2027년 11월3일까지로 2년5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의 등장과 동시에 강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정부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신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TF나 신조직을 출범시킨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과 달리 남동발전은 현재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별도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도 하다.
◆ 정치인 출신 CEO, 낙하산 논란과 국정감사 회피 의혹까지
강기윤 사장은 2002년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정계에 진출했으며 보수정당 소속으로 제19대,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제 22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며 이후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취임했다. 낙선 직후 발전공기업 사장 하마평에 오르면서 ‘보은인사’, ‘낙하산’ 관련 논란이 불붙기도 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2024년 7월 성명을 통해 “(사장 후보에) 또다시 전력산업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며 “보은성 낙하산식 인사가 결코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강기윤 사장의 선임 날짜와 관련해 국정감사 회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남동발전은 2024년 10월4일 열기로 공시했던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다. 이를 두고 10월14일에 열리는 발전 공기업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한국남동발전은 10월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강기윤 사장의 선임을 의결했으며, 강 사장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인 11월4일 공식 취임했다.
◆ ‘명태균 리스트’ 연루 의혹, 커다란 리스크 안고 있는 강기윤
강기윤 사장을 둘러싼 가장 큰 리스크는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이다.
명태균씨는 정치권과의 비공식 관계, 불법 여론조사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로,
강기윤 사장은 그와 연관된 인물들의 목록인 소위 ‘명태균 리스트’에 포함돼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기윤 사장은 이와 관련해 MBC경남과 인터뷰에서 “2016년 선거기간 중 단순히 지역 민심 확인 차원에서 지역 사무국장이 자체적으로 비공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최근에서야 보고 받았다”라며 “정치인으로서 하는 통상적 차원의 여론조사였고 명씨와 잘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명태균 게이트 자체가 여전히 수사중인 사안인 데다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공기관장의 특성상 향후 수사 결과 등에 따라 상황이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강 사장으로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리스크 하나를 지고 임기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셈이다.
▲ 강기윤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024년 3월12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 창원 성산 3선 도전과 관련해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
◆ 영업이익 급증과 경영평가 A등급, 각종 논란에도 경영능력은 입증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남동발전은 실적 측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6719억 원, 영업이익 1417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한국남동발전은 동서발전, 남부발전과 함께 A등급을 받았다. 실적 측면에서는 리더십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평가를 두고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들의 임기 유지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공기업 다섯 곳 가운데 세 곳(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의 CEO는 정치인 출신이며 나머지 두 곳 중 한국남부발전의 CEO는 관료출신이다. A등급을 받은 다섯 곳 가운데 네 곳의 CEO에 ‘낙하산’ 논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셈이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23일 “낙하산, 알박기 임명으로 논란의 대상이던 공공기관장과 감사 등이 A·B등급을 받고 성과급까지 수령하는 것은 국민 앞에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일” 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