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권 사장의 정치적 배경과 관계없이 실제 경영에서는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권 사장은 2024년 11월 취임사에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해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닌 바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며 “조직이 변화에 잘 순응하고 순발력 있게 앞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후 열린 ‘새정부 국정과제 대응 전략회의’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안전 △인공지능(AI) 신사업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위험관리 등 6개 분과로 구성된 국정과제 대응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정부 국정철학을 회사 경영전반에 적극 반영할 계획을 세웠다.
◆ 국내외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 드러나는 재생에너지 전환 행보
권 사장은 특히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새 정부의 목표에 맞춰 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현재 태양광 분야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2024년 12월 괌 전력청이 발주한 4차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건설·운영사업의 본격적 추진을 시작했다. 2024년 12월11일에는 당진발전본부 에너지캠퍼스에서 ‘대호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경영 현장에서도 에너지 전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24년 11월20일 신재생본부를 방문해 에너지전환을 위한 전방위적 혁신 노력을 당부했다.
신재생본부는 한국동서발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총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권 사장은 신재생본부를 방문해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재생에너지 사업개발현황을 점검하고 신사업 분야에서의 체계적이고 질서있는 사업 확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발전공기업 사장 가운데 정치적 색채가 짙은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동서발전 사장 취임 이후 그의 행보는 실용주의, 에너지 전환 쪽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 경영평가 A등급, 명분과 실적 모두 확보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2024년 발표됐던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었는데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이를 두고 권 사장이 남은 2년의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역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790억 원, 영업이익 6211억 원을 냈다. 매출은 4.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306.75% 늘었다.
권 사장의 경영이 온전히 반영된 2025년 1분기에도 한국동서발전은 좋은 실적을 냈다. 한국동서발전은 1분기에 매출 1조2659억 원, 영업이익 1908억 원을 냈다. 매출은 5.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4% 급증했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평가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었음에도 권 사장의 리더십에 어느정도 힘이 실릴 수 있다”라며 “다만 이번 경영평가와 관련해 여당에서 반발 움직임이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