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 실적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약사항 누락으로, 최근 추진 중인던 도우인시스 기업공개(IPO)가 늦어진 영향이다.
▲ 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선 하반기 기업금융(IB) 부문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우인시스가 17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우인시스는 키움증권이 대표 상장 주관을 맡아 IP를 준비하고 있는 강화유리 제조업체다.
도우인시스는 최초 제출 증권신고서에서 현 최대주주인 뉴파워프라즈마와 전 최대주주인 ‘SVIC 48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및 ‘SVIC 29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사이의 주주 간 계약을 기재하지 않아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 계약에는 상장된 도우인시스의 주식을 2029년 1월31일 이전에 매각하면 주당 가격이 2배를 초과할 경우 초과 이익의 10% 상당액을 ‘SVIC 55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또는 SVIC가 지정하는 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수익 공유 조항이 담겼다.
금감원의 정정요구 이후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상장 일정이 3주 연기되며 16일부터 진행되던 기관 수요예측이 다음달 3~9일로 미뤄졌다. 일반 청약 역시 이달 24~25일에서 다음달 14~15일로 연기됐다.
키움증권은 상장 주관사임에도 주요 계약사항을 누락하는 등 공시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에도 신규상장 추진 중이던 유통업체 ‘아른’과 드론 제조업체 ‘숨비’가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 주관을 한 건도 해내지 못한 셈이다.
엄주성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IB 조직을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도우인시스 상장을 포함해 IB부문에서 더 나은 성적표를 거둬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엄 사장이 선택한 해법은 ‘발행어음’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금감원에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을 앞두고 사전 협의용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 등 인가에 필요한 ‘자기자본규모 4조 원 이상’ 조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빠른 움직임이다. 그만큼 엄 사장이 인가 획득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키움증권이 하반기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얻게 되면 자기자본의 2배까지 유동성을 확보하며 IB부문 실적 개선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