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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품에 안긴 비올, 최대주주 DMS 리스크 견딘 소액주주 '저평가 매각' 반발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5-06-19 17: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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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용의료기기기업 비올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비올의 최대주주였던 디스플레이기업 DMS가 내부거래 투명성 문제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정지 상태에 놓인 만큼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비올을 저평가 상태로 사모펀드 VIG에 넘겼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품에 안긴 비올, 최대주주 DMS 리스크 견딘 소액주주 '저평가 매각' 반발
▲ 미용의료기기기업 비올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VIG는 같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통해 일반주주 지분까지 흡수하려 하고 있어,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모회사 리스크를 견뎠더니 헐값 상장폐지로 돌아왔다”는 반발도 나온다.

19일 비올 안팎을 종합하면 자진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비올은 18일 최대주주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DMS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설립한 비엔나투자목적회사(비엔나)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비엔나는 DMS의 지분 34.76%(2030만4675주)를 1주당 1만2500원에 인수했으며, 같은 가격에 공개매수에 나선다. 공개매수를 통해서 최대 3743만8265주(발행주식총수의 약 64.09%)를 확보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최소 목표 수량인 1212만5998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0.76%)에 미치지 못하면 공개매수는 철회한다.  

문제는 공개매수가의 할증률이 낮다는 점이다. 비올의 공개매수가 할증률은 17일 종가 대비 11.61%에 불과하다. 2022년 이후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가 할증률 평균(19.6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비올보다 낮은 할증률을 제시한 기업들은 대부분 공개매수 전 이미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전체 주식의 상당량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높은 프리미엄을 제시할 유인이 적었다. 

낮은 할증률을 제시한 비즈니스온 8%, 락앤락 7%, 쌍용씨앤이 9.2%, 대양제지공업 6.2%, 에스케이렌터카 8.6%의 기보유 지분은 각각 △비즈니스온 70.7%, △락앤락 69.6% △쌍용씨앤이 79.9% △대양제지공업 95.5% △에스케이렌터 73.0%이었다.  

반면, 비올처럼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자진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미용의료기기 기업들은 더 높은 할증률을 제시했다. 기보유 지분이 26.44%였던 루트로닉은 할증률 15.4%를 제시했고 19.14%의 지분으로 공개매수를 시작한 제이시스메디칼은 할증률 20.8%를 제시해 목표지분을 확보해 자진 상장폐지를 완료했다. 

증권사에서도 비올의 공개매수가가 낮다고 지적한다.

김지은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동일하게 제공하는 구조이기는 하나,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저평가 구간 상장폐지가 아쉽다”며 “성장성 에 비해 저렴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인수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품에 안긴 비올, 최대주주 DMS 리스크 견딘 소액주주 '저평가 매각' 반발
▲ 비올보다 낮은 할증률을 제시한 기업들은 대부분 공개매수 전에 이미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애초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낮게 책정된 것은 비올의 최대주주였던 DMS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DMS는 올해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 위기에 몰렸고 현재 거래정지 상태에 있다. 거래정지 상태에서는 유상증자나 주식담보대출 등 자금 조달이 어려운 만큼 자회사인 비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동성 확보에 쫓기다 보니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저평가된 가격에 매각이 이뤄졌다는 시각도 있다. 

대신 DMS는 이 과정에서 추가 보상을 위한 포석을 미리 깔아뒀다. DMS는 비올 지분 가운데 대부분인 1621만주는 비엔나투자목적회사에 현물출자 절차를 거쳐 비엔나의 2대주주(지분율 46.09%) 자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DMS가 비올에 대한 경영 영향력을 일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김지은 연구원에 따르면 “앞으로 비엔나투자목적회사가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엑시트)하는 경우 일정 산식에 따른 인센티브를 DMS에 지급하기로 했다”며 “비엔나가 비올의 이사회 과반수(5인)와 감사 1인을 지명하고, DMS는 3인의 이사를 추천할 권리를 부여받는 주주간계약도 체결해 경영 주요 사안에 대해 DMS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이어 “단순 지분 이전을 넘어선 공동경영 및 통제권 안정성을 확보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구조를 감안하면 DMS가 낮은 가격에 비올 지분을 넘긴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DMS는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비올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보상과 경영 영향력을 동시에 챙긴 셈이다. 

VIG로서도 상장폐지를 서두르기보다는 낮은 가격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 시장 반응을 가늠해보는 전략적 접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낮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시도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철회하면 그만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은 애초에 오너 일가의 불투명한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DMS 감사의견 거절 주요 사유는 DMS와 특수관계자인 정본메디컬과의 거래 투명성 문제였다. 

DMS의 감사인인 동성회계법인은 감사거절 이유에 대해 “정본메디컬과의 거래에 대해 정상적인 거래 여부를 입증할 충분한 감사증거가 부족하고 해당 거래의 실질·경제적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본메디컬은 박용석 전 DMS 대표이가 2022년 설립한 개인회사다. 박 전 대표와 두 자녀(박현지·박현서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부 거래로 몸집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DMS가 정본메디컬로부터 매입한 거래 수준은 2024년 260억 원  2022년 191억4411만원, 2023년 231억7893만원으로 늘었다.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추진으로 인해 ‘알짜 기업’에 투자할 수 없는 기회를 잃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와 함께 공개매수 가격이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모회사 리스크에도 믿고 버텨온 만큼, 정당한 가치 평가를 기대하며 매각 절차를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비올은 2024년 매출 582억 원, 영업이익 361억 원, 영업이익률 61%를 기록했다. 마진이 높은 소모품 비중이 2022년 29.2%, 2023년 33.9%, 2024년 43.1%로 꾸준히 늘면서 수익성도 매년 개선되고 있다. 올해에도 매출 689억 원, 영업이익 41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모회사 리스크로 한때 투자심리가 위축되기도 했지만, 비올은 실적과 성장성이 재평가되며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DMS의 감사의견 거절이 알려진 후 3월21일 기준 종가 7960원에서 4월9일 기준 종가 6410원까지 19.4% 하락했으나 6월17일 1만1200원까지 반등했다.   

비올  주가는 19일 1만23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7월7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 주주들의 참여율에 따라 최대주주 움직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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