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인사이트  데스크 리포트

[데스크리포트 6월] 지금 한국 산업은 '풍전등화',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

김승용 부장  srkim@businesspost.co.kr 2025-06-13 08: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데스크리포트 6월] 지금 한국 산업은 '풍전등화',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
▲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여수국가산업단지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대표 석유화학기업들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모두 225개 공장이 모여 있다. <여수시>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1분기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중국 SMIC가 점유율 6.0%로 7.7%의 삼성전자를 목전까지 추격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던 중국은 반도체 기술 자립화와 내수 수요를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1년 1분기에 17.4%에서 계속 줄어들어 올해 1분기 7.7%까지 감소했다. 세계 1위 대만 TSMC의 1분기 점유율은 무려 67.6%로 과점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59.9%로 벌어졌다.

이는 첨단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파운드리만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30년 이상 세계 1위를 차지했던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무섭다. 2020년까지 D램 점유율이 0%에 가까운 수준이었던 중국 CXMT(창신메모리)의 올해 3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XMT는 우리나라가 앞서가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차 앞으로 10년 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에 우위를 내줘야 할 판이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밀리고 있는 건 반도체뿐만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세계 1위였던 배터리,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은 이미 중국이 1위를 차지했거나 중국에 1위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2020년까지 삼원계 리튬이온전지로 세계 배터리 시장 부동의 1위였던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CATL, BYD를 위시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물량공세에 고전하며 2021년부터 세계 2위로 밀려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8.7%로 20% 밑으로 떨어졌다. 불과 5년 만에 한국 배터리 점유율은 30% 넘게 빠졌다. 이에 비해 중국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0%를 넘어서며 세계 시장을 평정했다.

첨단 산업이 이 지경인데, 기존 전통 주력산업은 두 말 할 여지가 없다. 대표적인 것이 석유화학 산업이다. 석유화학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효자 수출 품목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급성장과 대규모 설비투자로 졸지에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대산 산업단지 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은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LG화학은 여수NCC 2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여수, 대산,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NCC 공장은 총 10개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철강 산업도 중국의 기술성장과 물량공세에 국내 공장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조선 산업도 이미 중국 점유율이 세계 1위다.  

전후 70년 간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왔던 주력 산업들이 하나 둘씩 고꾸라지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이라고 칭하는 인공지능(AI), 로봇, 양자컴, 우주항공, 차세대 통신, 바이오 등의 기술력에서 중국, 미국에 비해 10분의 1도 못 쫓아가고 있다.

첨단산업도, 전통 주력산업도 모두 붕괴 위기에 처했다.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산업도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산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데스크리포트 6월] 지금 한국 산업은 '풍전등화',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시계를 보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새 정부도 우리나나 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그럼 앞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산업을 육성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우선 경쟁력이 떨어진 전통 산업은 서둘러 정부가 구조개편과 빅딜을 유도해야 한다. 그나마 아직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은 기술력 배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절대적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차세대 산업 육성이다. AI, 로봇,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뉴딜 차원의 과감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이 분야의 인재 양성, 산학연관 R&D 협력체계, 기업 지원, 수출 대책 등 마스터플랜을 서둘러 마련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

특히 앞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산업 실패를 겪은 일본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85년 엔화 강제 절상이 결정된 플라자 합의 이후 ‘잃어버린 30년’이란 쓰디쓴 경제 실패를 맛봤다. 

그런 일본이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에서의 높은 경쟁력 때문이었다. 제조산업의 축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갈 때 일본은 한국이 제조 공장을 돌릴 때 반드시 필요한 소부장 산업을 결코 놓치지 않았다. 

우리나라 반도체 공장은 일본 소부장이 없으면 멈춰서야 한다. 이런 일본의 소부장 때문에 대일 무역적자는 60년을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을 수출 금지하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일대 혼란에 빠졌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이 앞으로 중국을 능가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제조업이 공장을 돌릴 때 반드시 필요로 하는 소부장을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공급해야 살 길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차세대 산업 성장의 기회는 비단 AI, 로봇, 바이오 등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같은 소부장, B2B 산업에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승용 산업&IT부장

최신기사

해수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따른 호르무즈 해역 선박 안전상황 점검
[이주의 ETF]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방산&우주' 16%대 급등해 상승률 1..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 재공모도 유찰, 과기정통부 추진방향 전면 재검토
민주당 원내대표 김병기 "상법 개정안 신속히 처리, 다른 쟁점 법안은 다음에"
스타필드빌리지·커넥트현대·롯데타임빌라스, 오프라인 신개념 쇼핑몰 경쟁 막 오르다
LH 남양주왕숙 3기 신도시에 '카카오' 유치, 일자리 2500개 창출 기대
보령 영입 임원 김성진 박윤식 주식보상 규모 차이나는 이유, 제약보다 우주사업에 방점
파마리서치 인적분할 결정, 사업과 투자 기능 나눠 전문성 강화
동부건설 940억 금양의 2차전지 시설공사 계약해지, "발주처 공사비 미지급"
코스피 8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2890선 마감, 코스닥도 760선까지 내려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