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벌크화물 의존도 줄이기 순항, 안중호 곡물거래 및 원유와 LNG 운반 삼각편대 추진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6-10 16: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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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의 벌크화물 부문 의존도 줄이기가 순항하고 있다.
회사 매출 6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벌크화물(철광석, 석탄, 곡물) 운반 사업은 중국 철강석 수요 약세 장기화, 벌크선 시장의 경쟁 심화 등으로 당분간 업황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이 곡물 트레이딩, 원유운반, LNG운반 등 벌크화물 외 신사업 다변화 투자로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팬오션>
안 사장은 곡물거래(트레이딩), 원유운반, LNG운반 등 벌크화물 사업 외 신사업에서 실적 확대의 발판을 놓는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0일 안 대표가 부임한 2020년과 비교해 2024년 주요 신사업의 4년 간 매출 증가율을 보면 △컨테이너 62.5% △유조선 143.8% △LNG운반·급유 463.8% △곡물거래 179.7% 등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은 곡물거래 부문은 2024년 매출 1조534억 원, 영업손실 62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99.8% 증가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난 5일 베트남 곡물 수입 업체 카이안과 3년간 총 120만 톤의 사료용 곡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40만 톤은 2024년도 연간 거래규모의 12.8%에 해당하는 규모로 회사 측은 올해 곡물거래 사업의 매출 확대를 점치고 있다.
또 수익성 개선을 위해 판매 곡종 다변화와 고가의 곡물 판매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2020년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곡물터미널 ‘EGT’ 지분 36%를 취득해 곡물거래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곳에서는 연간 900만 톤의 옥수수·대두·밀(소맥)을 처리할 수 있는데, 2023년 7월 발표한 대두박(SBM) 처리시설 증설작업까지 최근 마쳤다.
원유운반(유조선) 사업 부문은 최근 선대 확장을 통해 실적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29일 유조선 선대 확대를 위해 5년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505억 원에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해운 업계의 친환경 규제에 맞춰 LNG 또는 암모니아를 연료로 추진하는 친환경 선박을 2028년 4월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또 가솔린, 디젤, 나프타, 중유 등 석유제품을 운송할 수 있는 5만DWT 규모의 중형 유조선(MR탱커선) 6척을 2026년 4척, 2027년 2척 등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유조선 시장은 2025년 인도 예정 신조선 물량이 연초 선복량의 1.5% 수준으로 미미하고, 노후선 폐선도 이뤄지고 있다”며 “해운 수요 증가율이 낮은 수준이지만, 선복량 증가가 이에 못미치고 있어 비교적 양호한 시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NG운반 사업은 2024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주한 LNG운반선이 모두 장기운송 계약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선 방식의 계약구조로 변동비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증권업계 실적 전망을 종합하면 팬오션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5조6658억 원, 영업이익은 492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4년보다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4.5%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 팬오션은 주력 사업인 벌크 화물선 운임이 약세에도 곡물 트레이딩, 원유운반, LNG운반 등 신사업 매출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팬오션>
벌크화물 사업 부문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팬오션이지만, 다른 사업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점을 반영한 것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석탄 수요처인 중국의 건설 경기침체와 철강 감산 기조 등에 따라 건화물 시장의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벌크선 시장은 신건조 선박 인도에 따른 공급과잉, 화물 수요 부진 등으로 벌크선 운임은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5년 벌크선 해운 시장은 중국 경기 부진 지속 등 수요개선 요인이 없어 운임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발틱건화물운임지수를 2025년 평균 1310포인트, 2026년 평균 1152포인트로 예상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