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5-06-10 15: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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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 선거가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 사이 경쟁으로 치러진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은 국회의원만의 선거가 아니라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되면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병기 의원(왼쪽)과 서영교 의원이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권교체 이후 첫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서영교, 김병기 의원 모두 '친명' 색채가 분명한 만큼 어떻게 차별화 전략을 펼쳐 당원과 의원들의 마음을 얻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원내대표 후보인 4선 서영교 의원과 3선 김병기 의원은 각자 자신이 이재명 정부의 1기 원내대표로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내란 종식'을 확실히 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하며 표심 경쟁을 펼쳤다.
두 사람은 이날 토론회에서 똑같이 '내란 종식'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강조했지만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서 의원은 ‘공세적 민주당’을, 김 의원은 ‘조화’를 언급했다.
먼저 서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노조법 개정안, 방송3법 등을 반드시 모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서 의원은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힘은 우리를 무시하기 일쑤였는데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여당이다”라며 “(전 정권에서) 거부당했던 양곡관리법, 노조활동법, 방송법 이것부터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내란 종식과 관련해서는 타협이 없다고 못박았으나 국민의힘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망한 이유는 야당을 ‘대화 상대’로 보지 않고 ‘절멸의 상대’로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다”며 “불법과 불의에는 타협하지 않겠지만 민주국가에서 야당은 두 날개 중 하나인 만큼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정치복원에 나서 상생과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가 델리민주를 통해 민주당 전 당원들에게 생중계된 만큼 두 사람의 입장 차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 진행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원내대표 선출은 오는 12~13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20%)와 오는 13일 민주당 의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소 투표(80%)를 합산해 이뤄진다. 민주당 의원 수가 169명 임을 감안하면 당원투표는 약 34명의 국회의원 투표와 같은 가치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집권 초반인 만큼 누가 더 ‘명심(이재명의 마음)’에 가깝느냐가 의원들은 물론 당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만약 국회의원 투표에서 근소한 차로 우열이 되면 권리당원 득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래서 두 분이 이제 권리당원들을 상대로도 열심히 지금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특검법안, 청문회 등이 열리며 22대 국회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법제사법위원회 활동으로 '인지도' 측면에서 김 의원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서 의원은 2022년 8월 이재명 1기 지도부 최고위원도 지낸 바 있다.
반면 김 의원은 이 대통령과 더욱 최근까지 긴밀하게 일했던 경험을 갖고 있어 대통령실의 의중을 파악하는 부분은 서 의원보다 낫다는 시선이 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꾸준히 당 조직 관련 직책에 임명받았다.
김 의원은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고 22대 총선에서도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서 후보자 검증을 총괄해 당을 친명계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당원 투표 반영이라는 변수가 추가된 데다 여전히 국회의원들의 투표 비중(80%)이 높은 만큼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의원들이 선출했던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 선거도 명심과 후보들 사이의 협상을 통해 추미애 민주당 의원으로 굳혀지는 듯 했지만 우원식 의장이 당선됐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YTN 뉴스UP에서 “원래 원내대표 선거라는 게 의원들의 마음을 가늠할 수 없어 여의도에서 가장 어려운 선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굉장히 팽팽할 것”이라며 “대통령실 만찬 자리 배치 같은 경우도 명심이 어디에 실렸다고 해석이 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차단하려 두 분을 양쪽에 앉혔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