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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볼트 파산에 유럽 중국 배터리 동맹 기류, 현지 생산 구축한 K배터리 촉각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5-28 15: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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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볼트 파산에 유럽 중국 배터리 동맹 기류, 현지 생산 구축한 K배터리 촉각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19일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투자 유치 행사에서 웬 한 윈드로즈 CEO(오른쪽 두 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웬 한 인스타그램 사진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한때 ‘유럽 배터리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노스볼트의 파산으로 유럽 산업 지형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유럽 배터리 기업 임원까지 나서 '중국과 손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유럽과 중국의 배터리 협조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산 제품을 막아선 미국과 대조적이며 한국 배터리 업체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텔 보리스 에라멧(Eramet) 전임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각) “중국 기술 없이는 배터리 산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프랑스 광산 업체인 에라멧은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벨기에에 기반한 배터리 소재 기업 유미코어(Umicore) 최고경영자 또한 대중국 관세 대신 협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보탰다. 

유럽 배터리 업계 최고경영진이 사실상 독자 전략을 포기하고 CATL, BYD 등 중국 기업과 공급망 공동 구축을 새로운 전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것이다. 

유럽은 노스볼트를 앞세워 배터리 독립을 시도해 왔다. 유럽투자은행(EIB)을 비롯한 현지 기관과 전기차 기업이 모두 150억 달러(약 20조6500억 원)를 투자해 육성에 나섰다.

그러나 노스볼트는 수율 저하와 자금난으로 미국과 스웨덴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노스볼트 사례가 유럽 배터리 산업의 기술력과 경험, 인프라 등 부족을 증명함에 따라 ‘중국과 협력’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유럽 각국은 중국 배터리 또는 관련 산업을 유치하려고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을 오냉 지역에 유치하려고 설득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투자유치 행사에 참석해 중국 전기트럭 제조업체 윈드로즈(Windrose) 대표와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든 생태계를 프랑스로 가져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윈드로즈는 CALB와 이브에너지 등 중국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하면 중국 배터리 기업도 프랑스로 진출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북부를 ‘배터리 단지로 조성하려 한다”라고 짚었다. 

다만 유럽연합(EU)는 기술 이전과 현지 고용 없이 이뤄지는 중국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기술은 공유하지 않고 고위직에 자국 인력을 배치하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EU는 투자 조건으로 기술 이전과 부품 현지화를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질적 진전은 없으며 EU와 중국 사이 고위급 대화도 성과를 낼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스볼트 파산에 유럽 중국 배터리 동맹 기류, 현지 생산 구축한 K배터리 촉각
▲ 헝가리 괴드(Gőd)시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3961억 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삼성SDI >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유럽의 배터리 전략은 결국 탈중국보다 '중국과 조건부 공생'을 선택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특히 이는 미국이 배터리 산업에서 관세를 앞세운 보호무역과 자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정부가 배터리 핵심 광물 전반에 걸쳐 미국 공급망을 육성하려고 접근하는 방식은 EU와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 배터리 전략은 현지에 생산 설비를 대거 구축한 한국 배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다.

현지 업체가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에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협업을 강화하면 K-배터리는 기회가 밀릴 수도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한국 배터리 기업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한 공장 증설이나 라인 변경 등 유럽 공급 역량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헝가리 괴드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한다. SK온 또한 헝가리 이반차와 코마롬에 공장을 두고 있다.

EU가 내연기관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해 시장 확대를 기대하면서 투자를 강화한 것이다.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가량 증가한 89만8천 대에 이른다. 

그러나 현지 배터리 업체가 중국과 협업을 강화하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요컨대 유럽 배터리 업체가 노스볼트 빈자리를 스스로 채우는 대신 중국과 협업을 강화할수록 K-배터리 자리는 좁아질 공산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젝트블루의 롭 버렐 연구원은 “유럽 배터리 산업에 중국 공급망 분리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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