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금융  금융

[K금융 신흥국을 가다 프롤로그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5-28 12: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편집자주>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남아시아의 인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아직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 않지만 이들 국가는 K금융의 미래 아시아 영토로 평가된다. 이들의 어떤 점이 K금융에 매력적 요인으로 평가될까. 비즈니스포스트는 그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K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6월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다. 그 전, 프롤로그를 통해 이들 세 나라를 대략적으로 소개한다.

-프롤로그 글 싣는 순서
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② 캄보디아 금융시장의 매력, '달러라이제이션'과 '개방적 규제'
③ 이제 막 깨어난 '경제 거인', 현대차 LG전자의 이유 있는 인도 증시 상장
④ 실크로드 중심지, '티무르제국' 우즈베키스탄을 국내 금융사가 눈여겨보는 이유
⑤ [인터뷰] 국제금융센터 최호상 전문위원
⑥ [인터뷰] 성동기 인하대학교 프런티어창의대학 교수


[비즈니스포스트] ‘제국(帝國): 명사.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

표준국어대사전은 제국을 이렇게 설명한다.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남아시아의 ‘인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이들 세 나라의 공통점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제국’이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프롤로그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 K금융은 아시아 신흥국으로 경쟁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그냥 제국이 아니다. 단순히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가 아닌, 넓은 영토와 함께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강력한 제국이다.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크메르제국의 중심지다. 인도에서는 마우리아와 쿠샨, 굽타, 무굴 등 학창시절에 배운 여러 제국이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실크로드의 핵심국가로 15세기 티무르제국이 번성하며 동서양 문화 융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찬란했던 ‘제국의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세 나라는 과거 주변 강대국의 지배를 받았다는 공통된 아픔도 있다.

캄보디아는 1953년 프랑스, 인도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우즈베키스탄은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로 출범해 독립의 역사가 4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이 과거 제국의 영광은 품에 안고 식민지의 아픔은 뒤로 한 채 경제발전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산업도 자연스레 꿈틀대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의 진출도 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가 K금융 신흥국으로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을 주목하는 이유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은 국내 금융사들이 아시아시장 확대를 위해 힘을 싣는 금융 신흥국으로 평가된다.

아시아는 국내 금융사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금융시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라성 같은 금융사들이 즐비해 사실상 국내 금융사의 경쟁력 확대가 쉽지 않다. 아프리카 대륙은 경제성장률이나 인프라 측면에서 투자 대비 기대치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다르다.

식민지 역사 등 우리와 문화적 동질성을 지닐뿐더러 경제개발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K팝과 K드라마, K푸드 등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을 향한 인지도와 호감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다만 K금융과 관련해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나라들은 그동안 정해져 있었다.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중국이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곳, 아시아 금융 허브국가로 평가되는 곳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이 이뤄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 국제정세 변화 속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도 아시아 금융 신흥국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세 나라 중 가장 많은 국내 금융사가 진출한 곳은 캄보디아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프롤로그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연합뉴스>

캄보디아에는 국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10여 개 금융사가 진출해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아이엠뱅크 등 시중은행뿐 아니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전북은행 등 국책은행과 지방은행, KB국민카드와 BNK캐피탈, 아이엠캐피탈 등 여신사, 유안타증권 등 증권사가 캄보디아에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국내은행 해외사업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비록 2023년 베트남과 홍콩에 밀렸지만 캄보디아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연속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순이익 1위 국가 지위를 유지했다.

인도도 국내 금융사의 진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물론 금융투자업계 리딩그룹인 미래에셋그룹이 일찌감치 인도를 주요 해외거점으로 점찍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인도 진출 역사는 20년 가까이 된다. 200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뭄바이법인 설립을 통해 인도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17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래에셋증권이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하며 현지화 전략에 힘을 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인도 현지 10위권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마무리하고 인도시장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부산은행, 현대해상, 현대캐피탈 등도 인도에 현지법인과 사무소, 지점 등을 두고 국내 인도 진출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세 나라 가운데 가장 적은 수의 금융사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성장 잠재력만큼은 어느 신흥국 못지않은 곳으로 평가된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프롤로그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리게스탄 광장. <연합뉴스>

우즈베키스탄은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5개 ‘스탄(stan)’ 국가(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가운데 공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제조업 중심의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 좋은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도 그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서는 KDB산업은행이 일찌감치 진출해 자리를 잡은 가운데 신한금융과 BNK금융 등이 영토 확장을 노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금융산업 잠재력을 높게 보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우즈베키스탄은 윤석열정부에서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지원 확대에 앞장 선 김소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챙긴 대표 나라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3월 김 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금융산업 국제화 지원 전담조직 ‘금융국제화 대응단’을 새로 만들었다. 이후 김 전 부위원장이 처음 찾은 나라가 우즈베키스탄이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23년 5월 우즈베키스탄을 직접 찾아 한국 금융산업 현황과 경쟁력을 알렸다. 당시 타슈켄트에서 열린 ‘한-우즈베크 은행협회 공동 주관 세미나’에서 ‘한국 금융산업 현황과 한-중앙아시아 금융부문 협력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퇴임 직전인 올해 3월에는 K금융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지막 출장지로 동남아시아인 캄보디아와 필리핀을 찾았다.

김 전 부위원장은 당시 캄보디아 중앙은행(NBC)과 비은행금융감독기구(FSA)를 방문하고 현지 진출 국내 금융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금융위원회는 김 전 부위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해외금융협력협의회 주최 금융협력포럼을 내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기로 했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프롤로그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24년 9월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회사 인도 진출설명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는 인도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국내 금융사에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주한 인도대사관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금융회사 인도 진출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인도 재무부,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해 인도의 금융인허가 제도 및 투자환경 전망 등을 소개했는데 국내 금융사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인도 금융시장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개회사에서 “인도는 국내 금융사가 가장 진출을 확대하고 싶은 나라”라며 “국내 금융사가 인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인도 진출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 경쟁력 확대는 개별 금융사뿐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 전반의 주요 과제”라며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역시 금융시장 성장 잠재력을 지닌 국가로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최신기사

SK에어플러스, 1조 규모 산업용 가스 제조설비 유동화 추진
SKC, 재무건전성 강화 위해 교환사채 3100억 발행하기로
대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19.58% 역대 최고, 지난 대선보다 2.01%p 높아
서울시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수정가결, 재건축 지침 마련
금호건설, 1311억 규모 3기 신도시 '하남교산' 공공주택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혀
서울 아파트값 17주째 상승, 재건축 중심으로 오름폭 0.03%포인트 확대
코스피 외국인·기관 쌍끌이에 연고점 새로 써 2720선, 코스닥도 강세 730선
키움증권 "엔씨소프트 주식 게임업종 최선호주, 개발 중 '아이온2' 기대"
홈플러스, 임대점포 68곳 중 41곳과 임대료 조정 합의 완료
이재명 서울 강동·송파 유세, "내란 후보 김문수 책임 투표로 물어야"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