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5-08 17: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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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범석 루닛 대표이사(사진)가 국가 주도 건강검진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며 루닛의 장기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국가 주도 건강검진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이사가 공언한 흑자전환 시기는 시장 침투 지연으로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기업-정부 간 거래(B2G)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8일 루닛에 따르면 B2G 분야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국가검진 사업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일반 병원과 달리 개념 증명이 완료된 제품만을 도입한다. 초기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일단 채택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량과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국가검진에 납품된 제품이라는 점은 앞으로 사업 확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검진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들은 루닛 제품을 더 고도화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루닛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B2G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가 사업은 절대적인 판독 건수가 확보되는 사업으로 단가가 다소 낮더라도 수익성이 담보된다”고 말했다.
▲ 루닛이 기업-정부간 거래(B2G) 분야에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닛은 2022년 호주 국가 검진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B2G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스웨덴, 아이슬란드, 아랍에미리트 등 국가 암 검진 시장에 발을 들였다.
국가검진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개념 증명’ 과정이 필요하다. 루닛은 2022년부터 제품 경쟁력을 검증하며 용역 매출을 올려왔는데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기회를 잡고 있다.
루닛은 2년 동안 현지 의료기관 성능 검증을 거쳐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의 국가 유방암 검진 사업자로 선정됐다. 아부다비병원관리청(SEHA)는 루닛 AI 솔루션을 활용해 향후 5년 동안 10만 건 이상 유방촬영술 의료영상을 분석할 계획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도 루닛 제품이 국가 유방암 검진에 사용되고 있다. 2024년 말 마지막 개념 검증 단계인 임상 단계에 진입했으며,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별도 입찰 없이 2029년까지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의 연간 검진 규모는 약 37만 건에 이른다. 루닛에게는 장기적인 수익 기반이 될 수 있는 시장이다.
루닛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B2G 매출 증가는 고무적이다. 루닛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결기준 매출 138억 원, 250억 원, 541억 원을, 영업손실은 506억 원, 422억 원, 676억 원을 기록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UAE 국가 유방암 검진사업과 같은 프로젝트는 매출 하방을 지지하고,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 대표는 루닛 흑자전환 시기를 여러 차례 수정했다. 2022년에는 2024년, 2024년에는 2025년을 목표했는데 올해 주총에서는 2027년으로 지난해보다 2년 늦춰진 시점을 제시했다. 올해 목표 매출도 2024년 목표한 1천억 원보다 작은 800억 원으로 잡았다.
루닛 관계자는 “AI 검진 사업이 천천히 열리고 있다”며 “현실적인 여건에 맞춰 목표 매출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