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당진시 합덕읍에서 열린 엘디카본 당진 자원순환시설(공장) 준공식. 왼쪽 여섯번째부터 오성환 당진시장, 엘디카본 백성문/황용경 대표. <엘디카본> |
[비즈니스포스트] 자원순환 전문기업 엘디카본(대표이사 황용경, 백성문)이 충청남도 당진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폐타이어 자원순환시설을 24일 열었다. 연간 5만 톤 이상의 폐타이어를 재생카본블랙(rCB, recovered), 열분해유 등 순환자원 소재로 바꾸는 이 시설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준공됐다.
24일 열린 준공식에는 환경부, 창업진흥원장, 당진시장 등 정부/지자체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하며 엘디카본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엘디카본의 당진 순환시설은 첨단 공정기술의 집약체로 꼽힌다. 머리카락 두께 1/100 수준의 입자 크기까지 조절하는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타이어 기초 소재인 카본블랙을 생산한다.
엘디카본은 환경산업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 스웨덴 등의 경쟁사과 글로벌 1, 2위 역량을 다투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조사들의 품질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고품질 재생카본블랙을 양산할 수 있는 설비 역시 이번 준공을 통해 갖추게 됐다.
엘디카본은 국내 유일한 ‘폐타이어 무산소 열분해’ 공정을 통해 재생카본블랙과 열분해유, 그 외 아스팔트 도료, 분철 등 다양한 부산물을 생산한다. 기존 타이어 소재인 버진카본블랙(vCB, virgin)의 경우, 화석연료를 불완전 연소시키는 생산과정을 통해 연간 420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하며 경제적으로도 연간 10조 원 이상의 손실을 유발한다.
엘디카본이 만드는 재생카본블랙 제품 ‘그린카본블랙(GCB)’은 넷제로 수준의 공정을 통해, 동일한 카본블랙 양을 만든다는 가정 하에, 버진카본블랙 공정 대비 최대 3만2천 톤 이상의 탄소를 저감한다.
향후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포집기술(CCU, Carbon Capture & Utilization)를 더하면 완벽에 가까운 넷제로 구현 역시 가능하다. 엘디카본은 당진 시설 건립 전, 경북 김천에서 파일럿 시설을 운영하며 기술적 완성도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엘디카본이 자체 보유한 혁신적인 자원순환기술에 대해, 창립 초기부터 환경부, 중소기업부 등 정부 부처들은 많은 관심과 기대를 보여왔다.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을 필두로 ‘국가대표혁신기업 1000’, ‘수출유망중소기업’을 거쳐 ‘도전! K-스타트업’ 대통령상, 환경기술개발 우수성과 20선, 환경산업기술원장 표창,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촉진 유공’에서는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엘디카본은 단순한 ‘자원순환’을 넘어, 높은 수익성까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확인된 통계상으로만 전 세계적으로 연간 3천만 톤, 국내에서만 40만여 톤의 타이어가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폐타이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엘디카본의 비즈니스 모델은 충분한 미래 가치가 존재한다는 평이다.
▲ 24일 열린 엘디카본 당진 자원순환시설 준공식에서 유종필 창업진흥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엘디카본> |
통계적으로도, 2030년까지 재생카본블랙(rCB) 시장은 연평균 65% 이상, 열분해유 시장은 연 20%에 달하는 급속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 북미 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탄소저감을 위해, 재생원료를 통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타이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소재인 카본블랙이 '재생카본블랙'으로 대체되어가는 과정 속에 막대한 수요 창출이 예상된다.
엘디카본의 그린카본블랙은 기존 카본블랙의 1/3 이상을 대체 가능한 성분으로, 유럽 에너지 지침에 부합하는 ‘ICC PLUS’ 친환경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엘디카본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지사에 대부분의 카본블랙을 납품하고 있으며 미쉐린, 브릿지스톤 등 글로벌 타이어회사들에서도 납품 요청을 해오고 있다.
연간 160조 원 이상의 산업 규모를 형성한 대형 타이어 회사들은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률을 40% 이상 달성하고자 하기에, 그린카본블랙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엘디카본의 열분해유 역시 ISCC(한국품질재단)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바 있으며, 이를 함유할 경우 ‘친환경유’로 인정받는다. 이에 SK인천석유화학에서는 엘디카본의 예상 생산 열분해유 10여 년 치를 장기공급계약 하기도 했다.
엘디카본은 SK이노베이션과 창업진흥원이 공동 추진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에그’의 대표적 참여기업이다. 엘디카본은 구축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추후 자원순환시설에 대한 글로벌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엘디카본은 이번 당진 순환시설 준공과 함께 인근 ‘합덕 고등학교’와 채용 MOU 등을 통해 지역 고용창출에도 이바지하고자 한다.
엘디카본 백성문 대표는 준공식 자리에서 “스타트업으로서 세계적인 규모의 제조시설을 보유한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에서 소위 말하는 유니콘 기업(시총 1조 원 이상)은 늘 서울에서만 나왔는데, 이 곳 당진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비서울권 연고 기반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장원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