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회 내 다수당이 1990년 대비 90%로 계획된 '유럽연합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은 개원한 유럽의회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이 계획한 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유럽의회 내에서 1990년 대비 90%로 잠재 설정된 '유럽연합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지나치게 높아 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 리제 유럽 국민당(EPP) 의원은 "유럽의회 내 많은 의원들은 90%가 과하게 야심찬 목표라고 보고 있다"며 "우리는 90%가 아무런 유연성 없이 도입되면 유럽 내 산업이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민당은 유럽의회 내에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는 당으로 전체 720석 가운데 188석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 2040년 감축목표가 공식적으로 채택되려면 유럽의회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가장 큰 당이 이에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 국민당은 목표를 85%까지 조정하는 것에 더해 국제 탄소 크레딧을 활용한 탄소 상쇄까지 감축 실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관세 도입과 중국발 저렴한 공산품 공세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산업의 경쟁력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유럽집행위원회는 유럽의회 요청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붑커 훅스트라 유럽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실용주의적 요청에 기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유럽연합은 앞서 2013년에 국제 탄소 크레딧을 활용한 감축 실적 인정을 금지한 바 있다. 국제 탄소 크레딧 가격이 유럽연합 배출권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저렴할 뿐만 아니라 신뢰성이 부족해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효용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탄소 크레딧을 활용한 탄소 상쇄는 여전히 효용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린다 칼처 국제 싱크탱크 '스트래티직 퍼스펙티브' 대표이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은 탄소 크레딧을 감축실적에 포함시키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 탄소 크레딧은 여전히 신뢰성이 부족해 무결성을 갖추기 못했으며 이를 도입하면 유럽연합 배출권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