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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에 버퍼형까지,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 경계 허무는 '옵션형ETF'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3-28 16: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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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콜옵션(Call Option)과 풋옵션(Put Option)’

특정가격에 자산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전문투자자에게는 익숙한 개념이지만 일반투자자라면 보고 또 봐도 헷갈리는 개념이다.
 
커버드콜에 버퍼형까지,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 경계 허무는 '옵션형ETF'
▲ 삼성자산운용은 25일 사이사 최초로 버퍼형ETF를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

옵션을 활용한 투자는 개념이 어려운 만큼 그동안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벽을 허물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커버드콜에 이어 버퍼형ETF가 출시되면서 일반투자자도 옵션투자 전략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에는 전날까지 3일 연속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3일 동안 유입된 개인투자자 자금은 100억 원이 넘는다. 특히 출시 첫날에만 93억 원이 유입되며 올해 출시된 30여 개 ETF 가운데 첫 날 기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첫 버퍼형 상품이다. 버퍼형ETF는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활용해 사전에 수익구조를 설계하는 디파인드아웃컴(Defined Outcome) 전략을 활용한다.

지수 하락시 완충장치를 마련하는 대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수가 오르면 수익률에 제한이 걸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상품은 21일 오후 2시경(미국시각 기준) S&P500지수의 시장평균가격인 5650을 기준으로 버퍼 하단과 수익 상단(캡)이 결정됐다.

이에 버퍼 하단은 5650보다 10.2% 낮은 5075로, 풋옵션 매수 비용을 커버하기 위한 콜옵션 프리미엄 행사가는 기준지수보다 16.4% 높은 6575로 정해졌다.

예를 들어 향후 하락장이 찾아온다 해도 1년 뒤 S&P500지수가 5075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투자자의 손실은 0%가 되고 반대로 상승장이 찾아오면 6575까지는 수익을 인식할 수 있다.

내년 3월20일에 S&P500지수가 5075~6575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인 셈이다.

다소 설계가 어려운 상품인데도 개인투자자가 몰린 것인데 그만큼 옵션을 활용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전략에 투자 수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버퍼형ETF는 미국에서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버퍼형ETF 시장 규모는 90조 원에 이른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2022년부터 빠르게 몸집을 불려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79% 성장했다. 버퍼형ETF를 취급하는 운용사도 2020년 5곳에서 지난해 11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도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판매 추이를 살펴본 뒤 투자자의 수요에 맞춰 추가 상품 출시를 검토하기로 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세미나를 다녀보면 버퍼형 상품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는 S&P500뿐 아니라 나스닥 등 지수는 물론 사전에 수익구조를 설계하는 시점도 바꿔가며 다양한 버퍼형 상품이 투자자 선택을 받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제 막 시장이 열린 만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일반투자자에게 버퍼형ETF 앞서 옵션형 투자를 크게 알린 것은 커버드콜ETF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콜옵션(특정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면 미래 지수 상승에 따른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옵션 매도를 통해 지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

국내 ETF시장에 첫 커버드콜 상품이 나온 것은 10년도 더 된다.

다만 출시 초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가 2020년 코로나 이후 ETF시장에 개인투자자 유입이 늘고 최근 2년 사이 증시가 부진하면서 인기가 크게 올랐다.

증시 부진에 따라 추종지수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매월 안정적으로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국내 ETF시장에는 39개의 커버드콜 상품이 상장돼 있는데 이 가운데 33개가 최근 2년 동안 출시됐다. 특히 지난해 23개 상품이 신규 상장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5개 상품이 새로 나오며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커버드콜 상품을 다루는 자산운용사도 2년 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3곳에서 지금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더해져 6곳으로 늘었다.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취급 자산운용사 범위가 넓어진 것인데 그만큼 커버드콜 상품이 대중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커버드콜에 버퍼형까지,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 경계 허무는 '옵션형ETF'
▲ 국내 ETF시장에서 커버드콜 상품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기준 올해 국내와 해외주식형 커버드콜 상품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커버드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연 분배율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연 분배율이 커버드콜 상품의 강점으로 인식되면서 옵션 만기를 짧게 잡아 더욱 높은 옵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이에 연 분배율이 20%에 이르는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옵션형ETF도 주의할 부분이 많다.

우선 버퍼형과 커버드콜 모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다.

버퍼형이 버퍼를 통해 손실을 완충하고 커버드콜이 분배금을 통해 하락장에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기초지수가 버퍼나 분배율 이상으로 하락한다면 버퍼형과 커버드콜 모두 손실을 피할 방법은 없다.

미국지수를 따르는 상품은 환율 변동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나온 버퍼형ETF를 비롯해 대다수 미국지수 커버드콜 상품은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ETF 이름 뒤에 (H)가 붙은 것이 환헤지 상품인데 대표 상품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H)’와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H)’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 등이 있다.

버퍼형ETF는 매매일 기준 남은 버퍼와 캡 수준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버퍼형ETF는 출시 시점에 1년 뒤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만큼 옵션 만기가 오기 전에는 버퍼와 캡이 매일의 시장 상황에 맞춰 변한다.

매수매도 시점에 따라 수익구조가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 홈페이지에서 버퍼형ETF의 누적수익 추이, 종료일까지 보유 시 추구 가능한 ETF 잔여 캡, ETF 잔여 버퍼 등 주요 지표들을 매일 안내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쓰는 버퍼형ETF는 분명 콜옵션만 활용하는 커버드콜에서 한 단계 진화한 옵션형 상품”이라며 “인버스와 레버리지 등 파생형 상품에 커버드콜과 버퍼 등 옵션형 ETF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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