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물의 날을 앞두고 수자원 위기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물의 날’을 앞둔 가운데 글로벌 수자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국제기관 분석이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면서다. 세계의 수자원 보관고인 빙하가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이 1995년부터 개최해 온 세계 물의 날 국내 기념식을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다.
3월22일은 1992년 제47차 유엔총회에서 지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경제활동으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고 먹는 물이 부족해지면서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취지에서 지정됐다.
이번 물의 날을 앞두고 유엔 산하 기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수자원 위기가 '전대미문'인 수준에 달했다고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연이어 내놨다.
20일(현지시각) 유네스코(UNESCO)는 세계 수자원 현황을 담은 '산과 빙하: 인류의 급수탑'을 내고 세계 수자원 위기가 전대미문인 수준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약 22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마실 물을 확보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는 빙하가 녹으면서 수자원이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빙하는 시기별로 천천히 녹는 속도가 달라지며 지속적으로 강과 호수에 물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급속도로 녹고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2025 세계 물의 날 기념 포스터. 매해 3월22일은 1992년 제47차 유엔환경총회를 통해 세계 물의 날로 지정됐다. 한국은 1995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진행해오고 있다. <환경부> |
실제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강물의 약 60%는 빙하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우리가 어디 사는지와 관계없이 모두 빙하에 어떤 방식으로든 의존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천연 수자원의 보고는 위기에 직면해 있고 신속한 대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18일(현지시각) 세계기상기구(WMO)도 기상 관측 자료 분석 결과를 종합한 '2024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간하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며 수자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온실가스 농도는 80만 년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에 글로벌 기온도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1.55도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각국이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지키고자 했던 목표치를 넘어선 것이다.
기후학계에서는 글로벌 기온상승이 계속해서 1.5도를 넘어선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후변화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져 이상기후가 극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세계기상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상승 영향에 극지방을 제외한 세계 각지 빙하 보유량은 심각할 정도로 줄어든 것이 파악됐다.
지난해 동아프리카 고산 지대 빙하 보유량은 1998년과 비교해 약 80% 감소했고 안데스산맥은 약 37%, 피레네와 알프스 등 유럽 고산 지대 빙하도 40% 이상 줄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3년 동안 빙하 유실 속도가 특히 빨랐다고 설명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지구의 얼어붙은 지역들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녹고 있다"며 "이같은 기록들은 우리가 우리 삶과 경제를 보호하려면 서둘러 행동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는 사례"라고 말했다.
▲ 페루 안데스산맥 일대에서 한 거대한 얼음덩이가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서서히 녹고 있다. <연합뉴스> |
유엔 기관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기온상승이 이어진다면 2100년에는 극지방을 포함해 전 세계 빙하의 약 40%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유엔 기관들은 빙하 유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앞서 1월 올해를 '국제 빙하 보존의 해'로 지정하고 관련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빙하는 자연의 금고로 지구상의 담수의 약 70%를 보존하고 농업, 산업, 청정에너지 등 모든 산업 분야를 지원하는 존재"라며 "하지만 뜨거워진 기온이 히말라야부터 안데스, 알프스, 북극까지 기록적인 속도로 이 금고를 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맺은 미래를 위한 협정은 각국이 세계 빙하를 보호, 복원, 유지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다 함께 힘을 모아 인류의 얼어붙은 생명선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