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호황 사이클 탄다, 삼성전자 영업익 '40조' SK하이닉스 '29조' 예상 대비 40% 급증 전망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5-03-19 13: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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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메모리반도체가 다시 호황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보다 40% 가량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영업이익이 약 41조 원으로 전성기 시절 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고, SK하이닉스는 올해 약 29조 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2분기부터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본격적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AI) 칩과 빅테크의 맞춤형 AI 반도체(ASIC)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미국 금융증권사 모건스탠리는 18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40%가량 상향 조정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모건스탠리는 18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330조7천억 원, 영업이익 40조8천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당초 29조4천억 원에서 38.4% 상향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조7천억 원이었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삼성전자의 HBM 공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가 5세대 HBM3E와 6세대 HBM4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며, SK하이닉스를 추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엔비디아 HBM3E 인증에 실패하며 HBM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19조 원에서 73.68% 증가한 33조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해 DS부문 영업이익 15조1천억 원의 배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엔비디아, AMD, 빅테크 기업에 HBM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 관계자의 청주 HBM 공장 실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검증은 엔비디아 인증의 마지막 단계로,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공급이 가까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AMD도 자사의 AI 칩에 삼성전자의 HBM3E를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AMD가 생산하는 ‘MI300’에 HBM3를, ‘MI325’와 ‘MI355’에는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값비싼 엔비디아 AI 칩을 대체하고자 주문형(ASIC) AI 반도체를 제작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삼성전자 HBM을 찾고 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글의 ‘TPUv6’을 비롯해 AWS의 ‘트레이니움2’, ‘트레이니움2.5’, ‘트레이니움3’, 테슬라의 ‘도조’, MS의 ‘마이아200’와 ‘마이아200 인핸스먼트’ 등에 HBM3와 HBM3E를 공급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이날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커스텀(맞춤형) HBM 준비를 통해 고수익 반도체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이미지. <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9조9천억 원과 29조1천억 원이 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예측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당초 대비 41% 늘어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23조4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24% 증가하는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올해도 HBM 선두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부터 엔비디아 HBM 공급을 선점하며 ‘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이날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엔비디아 최초 공급 타이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가 한국시각 19일 새벽 공개한 ‘블랙웰 울트라’의 초기 물량에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이 단독으로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HBM4 양산 준비도 완료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에도 SK하이닉스의 HBM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 기술력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SK하이닉스는 빅테크 기업의 맞춤형 AI 반도체를 위한 HBM 공급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주도권은 굳건하며, 여전히 주요 ASIC 고객들의 최우선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증대 효과도 예상된다.
PC용 D램 가격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0% 하락하지만, 2분기부터 3~8% 오르는 데 이어 하반기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용 D램 역시 1분기 3~8% 하락 후 2분기부터 상승이 예상된다.
모바일용 D램은 2분기부터 0~5%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그래픽용 D램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로 가격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2월 128Gb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 가격은 2.29달러로 1월 대비 5.29% 올랐다. 또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는 4월1일부터 낸드플래시 가격을 10% 올리겠다고 발표했고, 이와 같은 가격 인상 흐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중국 YMTC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