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C 2025]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에 HBM3E 12단 단독 공급, HBM 격차 더 벌린다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5-03-17 15:00:34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에 단독으로 공급하며 삼성전자, 마이크론과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엔비디아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루빈’에도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4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 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와 내년 '루빈'에 공급하며 HBM 시장 선두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7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17일부터 21일(현지시각)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AI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HBM 협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시각 19일 오전 2시 진행하는 키노트에서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이 탑재된 차세대 ‘블랙웰 울트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웰 울트라는 ‘B300’으로도 불린다.
엔비디아 블랙웰 ‘B200’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열 등 기술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출시가 올해 2분기까지 세 차례나 연기되며 시장 불안함을 키웠다. 엔비디아는 이번 B300 공개로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B300 AI 칩은 B200과 비교해 성능이 50% 높아진다. 탑재하는 HBM 종류는 5세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향상되며, 용량도 기존 192기가바이트(GB)에서 288GB로 50% 늘어난다. B300을 탑재한 GB300 서버랙 역시 상당한 성능 향상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B300은 올해 2분기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본격 양산은 올해 3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경제일보는 이날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GB300은 올해 5월 초에 배송을 시작해 GB200을 완전히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B300에 유일한 HBM 공급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제품 이미지. < SK하이닉스 >
미국 금융증권 업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B300의 HBM 공급사로 SK하이닉스만을 언급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마이크론이 HBM3E 12단 제품의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엔비디아 초기 공급에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최근에서야 HBM3E 8단 인증이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월 HBM3E 8단을 양산했고, 같은 해 9월 HBM3E 12단 양산에 돌입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HBM3E를 본격 양산하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 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은 성능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은 36GB 용량에 1.23테라바이트TB/s 이상의 대역폭, 9.6Gbps 이상의 속도를 제공한다. 이에 비해 마이크론이 공개한 HBM3E 12단 제품은 1.2TB/s의 대역폭과 9.2Gbps의 속도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격차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젠슨 황 CEO가 이번 GTC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AI 칩 ‘루빈’에도 SK하이닉스의 HBM4가 우선 탑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루빈에는 HBM4 8개를 탑재하며, 블랙웰 울트라보다 33% 더 많은 384GB의 HBM 용량이 더해진다.
루빈은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상반기 본격적 고객사 전달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 공정 개발에서도 앞서가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 마이크론의 HBM3E 홍보용 이미지. <마이크론>
첨단 D램 기술 공정 난이도는 1a(4세대), 1b(5세대), 1c(6세대), 1d(7세대) 순으로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1c 공정으로 개발한 DDR5(Double Data Rate 5) D램 양산에 돌입했으며, 1d D램 공정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c D램 공정은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7세대 HBM4E부터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미래 기술 격차를 상당히 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1b D램 공정 안정화에 성공했으며, 1c 공정 기술은 재설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1c 공정의 DDR5 D램을 지난 2월 개발했지만, 1c 공정에서 중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일부에만 적용해 기술적으로 완벽하진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c 기술에 EUV 노광 공정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성과 성능, 수율(완성품 비율)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엔비디아)와 내년 HBM 공급 물량 협의를 거의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며 “내년 SK하이닉스의 HBM 출하량이 올해 약 130억 기가비트(Gb) 수준에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