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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D램 넘어 HBM도 추격 노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안 커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1-15 10: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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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D램 넘어 HBM도 추격 노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안 커져
▲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갈수록 큰 위협이 되고 있다. CXMT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DDR5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기업이 D램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며 LPDDR5와 HBM 등 신기술에도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고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안심하기 어렵다.

닛케이아시아는 15일 “중국이 D램 반도체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D램 시장은 장기간 상위 3개 기업의 과점체제로 유지돼 왔다. 대만이나 중국 기업도 참여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한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미미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CXMT가 공격적 시설 투자와 기술 개발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의 성공적 D램 양산은 한국과 미국의 과점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중국의 오랜 노력에 결실”이라며 승산이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CXMT가 최근 수 년 동안 급성장한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지목됐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다수 시행하면서 제재 대상에서 벗어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중국 정부 지원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CXMT가 지난해 세계 전체 D램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생산 수율이 낮기 때문에 실제 시장 점유율은 이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CXMT의 D램 물량공세 전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낮출 뿐만 아니라 실적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가능성도 크다.

D램과 같은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소비재와 유사한 성격을 띠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벌어지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는 닛케이아시아에 “신규 기업의 D램 점유율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더라도 세계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는 분석을 전했다.
 
중국 반도체 D램 넘어 HBM도 추격 노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안 커져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반도체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중국 기업의 추격을 큰 위협 요소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며 “HBM을 비롯한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반 D램은 이미 수익성이 낮아 실적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 제품으로 자리잡은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HBM 사업 비중을 높여 대응한다는 의미다.

닛케이아시아는 SK하이닉스도 HBM이나 기업용 SSD를 포함한 고수익성 메모리반도체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며 중국 기업의 추격에 따른 영향을 방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CXMT 이외에 푸젠진화와 스웨이슈어 등 다른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도 D램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에 집중하며 성공 사례를 재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자체 설계해 상용화한다는 목표도 두고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한 만큼 이러한 노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CXMT가 LPDDR4, LPDDR5 등 새 규격의 D램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예상보다 짧은 시간이 걸린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마음을 완전히 놓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마이크론 및 CXMT를 고객사로 둔 협력사의 한 임원은 닛케이아시아에 “LPDDR5 D램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중국의 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갈수록 큰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가 경쟁사보다 약 20~30% 낮은 가격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며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반도체 기업에 위협요소로 지목했다.

CXMT가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덤핑’에 가까운 사업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D램을 비롯한 메모리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CXMT의 생산 확대에 따른 여파는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현재 중국 D램 업체의 최우선 과제는 글로벌 진출 확대”라며 이미 다수의 고객사에 반도체 샘플을 공급하고 품질을 승인받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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