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비트코인 시세가 20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미국'이 꼽히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이 지난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시작한 가파른 상승 흐름을 올해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취임 이후 친가상화폐 정책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지에 따라 비트코인의 투자심리도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비트코인의 뒤를 이어서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일 가상화폐 분야로 인공지능(AI)과 실물자산연계(Real World Asset, RWA), 디파이(탈중앙화금융)와 관련된 알트코인을 주목하고 있다.
5일 국내외 가상화폐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도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한목소리로 나오고 있다.
코빗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2월 시장전망보고서에서 “다양한 거시적 요인과 정책적 변화가 비트코인의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2025년 비트코인은 우상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제도적 도입이 계속 가속화되고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 친화적으로 변하고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순풍으로 비트코인은 2025년에도 가격이 계속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에 가상화폐업계는 비트코인이 지난해 10만 달러를 돌파한 기세를 이어받아 올해는 20만 달러(약 2억9천만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한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는 비트코인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확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른 공급 부족 등에 힘입어 올해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스트랫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수석연구원도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현물 ETF에 따른 수요 증가, 반감기로 인한 공급 감소, 기준금리 인하 등에 영향을 받아 올해 25만 달러(약 3억6천만 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장밋빛 기대의 원동력은 지난해 마찬가지로 ‘미국’과 ‘트럼프 2기 행정부’다.
지난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비트코인 시세 상승의 도화선이 됐다면 올해는 1월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가상화폐 정책 방향이 새로운 시세 상승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요 금융당국 수장에 친가상화폐 인물을 배치했다. 특히 가상화폐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SEC 위원장에 가상화폐 친화적 인물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
게다가 이번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이다.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비트코인 비축 법안이 회기만료로 자동 폐기되기는 했으나 해당 법안이 다시 발의되거나 가상화폐업계에 친화적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는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가상화폐시장의 핵심은 ‘미국’이다”며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현실화될 정책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빗리서치센터도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 친화적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 방향이 다른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유사한 규제 기조나 정책을 도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올해 비트코인과 함께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일 가상화폐 분야로 인공지능과 실물자산연계, 디파이 관련 알트코인을 꼽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알트코인은 챗GPT로 인공지능 기술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블록체인의 기술적 결합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알트코인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상화폐정보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기준 인공지능 관련 알트코인은 니어프로토콜, 인터넷컴퓨터, 버추얼스프로토콜, 비트텐서, 렌더 등이 있다.
인공지능 다음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실물자산연계(RWA) 관련 가상화폐다.
RWA는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 금융자산과 금, 부동산 등과 같은 유형자산뿐 아니라 탄소배출권이나 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무형자산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토큰화한 RWA시장이 2030년 16조 달러(약 2경 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시장 확대와 함께 관련 알트코인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기준 RWA 관련 알트코인은 만트라, 온도파이낸스, 퀀트, 메이커, XDC네트워크 등이 꼽힌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얼마큼 속도감 있게 친가상화폐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시세 변동성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마지막으로 주목되는 가상화폐 분야는 디파이다.
디파이는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일컫는 말로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블록체인 기술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SEC가 강경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디파이 생태계는 성장 정체에 직면했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관련 규제가 한층 명확해지고 우호적 법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기준 디파이 관련 알트코인은 리도, 체인링크, 유니스왑, 하이퍼리퀴드, 에이브 등이 있다.
코빗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 환경의 변화는 금융기관들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토큰을 출시하고 디파이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