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최근 부진한 시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친가상화폐 성향을 지닌 트럼프 행정부 기대감에 '산타랠리'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시세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하다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연말연초 강세장을 뜻하는 ‘산타랠리’에 대한 가상화폐시장의 기대감도 흔들리고 있다.
다만 친가상화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내년 1월에 예정돼 있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 우호적 시장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믿음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가상화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12월 초보다 낮은 가격에서 움직이면서 올해는 산타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12월 마지막 주에서 1월 초까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시세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가상화폐 데이터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가상화폐시장은 10번 가운데 8번의 산타랠리를 경험했다.
최근 10년 크리스마스 이후 12월27일부터 1월2일까지 1주일 동안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8번 늘어난 것인데 절대적 강도도 증가세가 감소세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가상화폐시장이 커진 때를 보면 2014년 0.69%, 2015년 2.56%, 2016년 10.56%, 2017년 11.87%, 2018년 4.53%, 2019년 0.72%, 2020년 10.02%, 2023년 3.64% 증가했고 작아졌을 때는 2021년 -5.30%, 2022년 -1.90% 감소하는데 그쳤다.
다만 올해 비트코인 시세는 산타랠리가 본격화할 시기를 앞두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5일 미국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약 1억4500만 원)를 돌파한 이후 16일 10만7천 달러(약 1억5500만 원)까지 넘어서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내년도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상승세가 꺾였고 24일 기준 9만3천 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연말 산타랠리를 보기 힘들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배론스는 19일(현지시각) “매파적 연준에 의해 비트코인 산타랠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크리스마스 연휴 즈음에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가격 상승을 나타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산타랠리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히 남아 있다.
▲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가상화폐시장 시가총액 12월 변동치. 크리스마스 이후 시총 변화를 나타내는 녹색 막대그래프가 대부분 플러스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코인게코> |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역사상 가장 가상화폐 친화적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남아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주요 경제부처 수장들을 모두 가상화폐에 우호적 인물로 발탁했다.
새 행정부의 경제부처 수장을 모두 친가상화폐 인사로 채운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읽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비트코인 전략자산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속한 공화당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을 뒷받침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연준에서 비트코인을 비축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루미스 의원은 올해 7월 미국 재무부 기금을 활용해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100만 개를 비축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1월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전까지는 규제 완화 기대감이 상승하는 국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