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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불똥 튄 K-방산, 불안해하는 폴란드 달래려 민-관 '안간힘'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4-12-16 14: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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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불똥 튄 K-방산, 불안해하는 폴란드 달래려 민-관 '안간힘'
▲ 최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치 불안에 따라 K-방산 수출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탄핵안 가결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대통령실 유튜브>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 국내 정치 상황이 혼란해지면서 K-방산 수출에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국내 방산 제품 구매에 적극적 의향을 보였던 폴란드의 브와디스와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불안한 정치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칫 정치 불안이 길어질 경우 K-방산 제품 구매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현대로템은 폴란드 측과 K2 전차 820대, 약 9조원 어치 공급 협상을 벌여왔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363문, 다연장로켓 천무 290대 등 약 18조 원 어치 공급을 타진해왔다. 

16일 방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브와디스와프 폴란드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서울 주재 폴란드 대사관, 폴란드 주재 한국 대사관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방부를 대신해 김선호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계약 이행에 문제가 없다는 보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치 불안 속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양국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폴란드 군사 전문지 ZBiAM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를 긴급 방문해 파베우 베이다 국방부 차관과 만났다. 국내 정치 불안 여파로 K2 전차의 추가 수출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양측은 회담에서 K2 전차 2차 계약을 중점 논의했으며, 조속한 계약 체결에 협력한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이와 함께 석 청장은 현대로템과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합의 도출이 중요하다며, 폴란드 수출형 K2 폴란드버전(PL)의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를 수행하기 위한 리스크를 살피고, 가까운 미래에 시행할 권장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정국 불똥 튄 K-방산, 불안해하는 폴란드 달래려 민-관 '안간힘'
▲ 올해 6월18일 경기도 연천군 다락대 과학화훈련장에서 실시된 기계화부대 조우전 훈련에서 K2 전차가 흙먼지를 뚫고 돌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석 청장은 한국의 정치 상황이 양국 방산·산업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임명될 새 국방부 장관 역시 폴란드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폴스카 즈브로이나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각) 폴란드 주재 한국 대사관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업체 3개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은 폴란드 정부와 체결한 기본 계약과 실행 계약 이행 정도, 한국 장비의 현지화 등에 대한 정보를 폴란드 측에 전달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회사만큼 빨리 전차를 납품한 제조사는 없다"며 "K2 전차 관련 계약 이행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K2 전차 2차 공급 실행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회담이 마무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탄핵정국 불똥 튄 K-방산, 불안해하는 폴란드 달래려 민-관 '안간힘'
▲ 지난 9월3일(현지시각)부터 6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의 현대로템 부스 전경. <현대로템>

폴란드는 한국의 대표적 방산 파트너 국가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군사력 증강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계엄과 탄핵 사태가 터져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간 거래인 방위산업 특성 상 정치적 혼란이 추가 계약 체결과 무기 인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방산 거래는 양측 정부 사이의 교류와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일각에선 현대로템 K2 전차의 추가 공급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로템은 2차 계약분 820대 가운데 180대를 우선 직구입 형태로 공급하고, 나머지 분은 현지 생산을 통한 공급 방식을 폴란드 측과 논의해왔다. 820대 계약분은 약 9조 원으로 평가됐다. 회사는 연내 2차 공급계약 체결을 목표로 했지만, 일각에서는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이번 계엄과 탄핵 사태 여파로 지난 2일 방한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국형 기동헬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려던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조기 귀국했다. 또 한국 방산 제품에 관심을 보였던 스웨덴 총리의 지난 5∼7일 방문 일정도 취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권력 공백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상대국이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협상 테이블에서 매우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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