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 속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박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향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뢰가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36%인 21명이 교체되고 임원 규모가 전년 대비 13% 감소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단행됐다.
인사의 시기 역시 지난해보다 앞당겨졌다. 롯데 그룹은 최근 2년 동안 12월 초중순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해 왔다.
롯데 그룹을 향한 위기설이 불거지고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를 제공하는 등 불안한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
롯데 그룹은 이번 인사를 놓고 “대내외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부회장은 계속해서 롯데건설을 이끌게 됐다. 기존 임기는 올해 12월8일까지였다.
이번 그룹 인사는 강도가 거셌을 뿐만 아니라 주요 방향 가운데 하나가 세대교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부회장의 연임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롯데 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했으며 60대인 계열사 대표이사도 8명이 물러났다.
박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단 가운데서도 연장자다.
박 부회장은 물론 이 부회장 등 롯데 부회장단 4명이 모두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회장단을 향한 신 회장의 신뢰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신 회장으로서는 강도 높은 쇄신 속에서도 그룹의 중심을 잡아줄 부회장단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박 부회장은 롯데 그룹에서 40년 가까이 일하며 위기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 부사장,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전무 등과 함께 ‘롯데 3철’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박 부회장은 1985년 롯데건설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후 1999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 정책본부에서 일하며 그룹의 기획과 운영 업무를 맡았다.
2015년부터는 롯데물산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사업총괄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맡으며 롯데월드타워 건설 사업을 마무리 짓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후 롯데지주에서 그룹 핵심부서인 경영개선실에서 실장을 맡았다.
신 회장은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2022년 12월부터는 박 부회장을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투입했다.
박 부회장은 2년 가까이 롯데건설을 이끌면서 펀드 조성을 통한 자금조달로 부동산PF 위기에 대응하고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을 2022년 말 265%에서 2024년 상반기 205%로 낮추는 등 구원투수로서 역할에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