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에 만연한 온정주의와 단기성과 중심 경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아직도 금융권에 존재하는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이라며 “징계 강화, 귀책 직원에 관한 엄정한 양정기준 적용 등 신상필벌 문화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장은 단기성과에 치중하는 경영방식도 은행지주의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가 고객 자산관리, 자산운용, 금융포용 등 측면의 노력보다 단기성과에 집중하면서 고객보호,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했다”며 “이익규모에 걸맞는 사회적 역할 이행에도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은행지주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부동산, 담보·보증서 대출 위주의 여신운용과 점포, 인력축소를 통한 비용절감 등에 치중하면서 장기적이고 혁신적 경영전략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에 따라 은행지주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지주와 은행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도입하고 선진화를 위해 노력한 이유는 경영진 감시와 견제라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해외진출, 자회사 인수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이사회 감독기능이 미흡하게 작동하면 경영진에 권한이 집중되고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관행이 굳어질 수 있다”며 “자회사 인수나 밸류업 계획 추진 때 이사회에서 균형감 있는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해서도 “이사회는 은행지주 회장이 책무구조도에 따른 내부통제의 실효적 작동을 위해 책임의식을 지니고 총괄책임자 역할을 하도록 적극적 감시와 견제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통제 관련 지출을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준법·감사인력 보강, 인공지능 감시시스템 개발 등 상시감시시스템 고도화에 힘써야 한다”며 “임원 친인척 특혜대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개선방안도 지주 차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이밖에 경제·금융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관리와 자본계획 적정성을 면밀히 살필 것을 당부했다. 그룹 차원의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수립하고 제2금융권 관리계획도 함께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선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윤재원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이정원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정찬형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이종백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최경수 BNK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최용호 DG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유관우 J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