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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 속 쇄신 이끌 차기 우리은행장, 임종룡 ‘영업 중심' 기조도 바꿀까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11-25 14: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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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차기 우리은행장이 이번 주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우리은행이 뿌리를 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은 흐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취임 뒤 내세운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의 기조가 지속될지도 관심사다.
 
금융당국 압박 속 쇄신 이끌 차기 우리은행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영업 중심' 기조도 바꿀까
▲ 차기 우리은행장이 이번 주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은행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조병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이번 우리은행장 인사 핵심 키워드는 ‘쇄신’이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등 여러 금융사고에 당국 주시대상에 올라서다. 조병규 행장은 최근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로 전환됐고 손태승 전 회장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돼 26일 심사를 앞두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서 우리금융 사태를 두고 “이번 사태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엄정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전날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를 일주일 연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번 정기검사는 계획보다 1년 가량 앞당겨진 것에 더해 기간 연장만 두 번째여서 의미가 적지 않다.

시장은 그동안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 우리은행장을 맡는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를 지나 1999년 한빛은행으로 통합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에 뿌리를 둔다. 통합이 25년 가량 전이지만 임 회장이 10월 국정감사에서 시인할 정도로 계파 갈등이 남은 것으로 평가됐고 행장도 그동안 두 곳 출신이 번갈아 맡았다.

두 곳 출신이 번갈아 맡는 흐름은 2016년 민영화 이후에도 이광구(상업), 손태승(한일), 권광석(상업), 이원덕(한일), 조병규(상업) 순서로 이어졌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취임 뒤 이를 타파하려는 시도도 했다. 그동안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 논의로만 이뤄지던 행장 선임에 ‘오디션’ 방식을 더해 객관성을 갖추려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조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었지만 64일 간의 오디션을 뚫어내면서 임 회장 체제 아래서 계파 갈등 대신 성과중심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이끌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임 회장이 졸업한 연세대학교 출신이 주목받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연세대 출신 임원은 지주 최장수 임원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연세대 경영)을 포함해 장광익 브랜드부문 부사장(경제), 이해광 경영지원 부문 상무(경제), 우리은행 김건호 자금시장그룹장(경영), 류형진 글로벌그룹장(불문) 등이 꼽힌다.

시장에서 우리은행의 쇄신을 두고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만큼 임 회장은 ‘한일 대 상업’이나 ‘연세대’와 같은 프레임을 벗어난 새 전략을 짤 필요성이 있는 셈이다.

임 회장이 취임 뒤 내세운 계열사의 영업 중심 전략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나온다. 임 회장은 그동안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이라는 전략 아래 계열사 영업력 강화를 강조했다.

다만 지금은 임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초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어 은행 확장 중심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이 올해 증권사 출범과 함께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 밸류업 계획도 뒤따라야 하는 만큼 금융지주의 내실 있는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으로도 평가된다.
 
금융당국 압박 속 쇄신 이끌 차기 우리은행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영업 중심' 기조도 바꿀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이 여러 은행이 통합된 곳으로 갈등이 있다는 점을 '음지의 문화'로 지적하며 타파해야 한다는 뜻을 내놨다. <국회방송>

조병규 행장은 강한 영업력을 높이 평가받고 발탁됐지만 후임 행장은 금융사고에 따른 내부통제나 시장 변화에 따른 리스크관리 등의 역량이 중시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장 후보로 박장근 지주 리스크관리 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과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박장근 부사장이나 유도현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낙점되면 우리은행이 ‘관리’로 무게중심을 옮긴다고 볼 수 있다. 박 부사장은 리스크 관리에서 오래 경험을 쌓았고 유 부행장은 지주 전략기획부와 은행 비서실장 등을 거쳤고 런던지점장만 지냈을 뿐 국내 지점장 경력은 없다.

반면 정진완 부행장이나 강신국 대표, 이석태 대표, 박완식 대표 등이 오르면 계열사 영업에 힘을 싣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와 달리 행장 후보군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우리은행 혁신이 시급한 상황에서 후보자가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다는 점에서 외부출신 ‘깜짝’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 경우도 임 회장이 영업보다는 변화와 관리 쪽에 무게를 실었다고 볼 수 있다.

임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차기 행장은 임 회장 임기에 맞춰 1년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조병규 행장 임기는 12월 말 끝난다. 우리은행이 조 행장의 임기 만료 한 달 전인 이번 주 안에 새 행장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28일 이후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 메시지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28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만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그동안 인수인계를 위해 임기 만료 한 달 전에는 최종후보를 선정했다”며 “후보군은 이사회 내부 논의 사항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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