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11-20 14: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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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하며 선봉에 나섰지만 발의 요건 충족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 풀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여전히 탄핵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김건희특검법안이 계속 거부되고 이재명 대표의 재판 리스크가 커지면 사법정의 문제를 들어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나온다.
▲ (왼쪽부터) 이해민, 신장식, 황운하, 조국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은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대표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했다. 조국혁신당의 탄핵소추안에는 7개 항목, 15건의 구체적 대통령 탄핵사유가 담겼다.
조국혁신당은 탄핵소추안 초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뒤 ‘위키피디아(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백과사전)'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 내용을 다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국혁신당은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을 더 진보적으로 이끌 ‘쇄빙선’ 역할을 내세운 만큼 이번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를 통해 탄핵정국의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20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탄핵을 언급하면 발의도 하고 국회에서 통과도 시켜야 되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한다”며 “민주당은 아직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지만 가만히 누워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듯이 이렇게 해서 여건이 성숙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라고 판단하는 여론을 잘 대변하면서 탄핵에 필요한 여러 가지 여건이 성숙되게 만드는 돌파 역할을 누간가 해야 되는데 조국혁신당이 그 쇄빙선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대표도 19일 CPBC라디오 김준일의 뉴스공감에서 “지금부터 국민들의 분노를 조직화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탄핵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국회의원 150명 이상)가 필요한 만큼 조국혁신당이 앞장선 ‘탄핵열차’에 민주당이 동조해야 현실화할 수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데 정치적 동력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때만큼 쌓이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어서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19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2016년 국정농단 때 촛불을 생각해 보면 탄핵에 대한 지지가 약 한 70%대 후반을 넘어서는 그 시점이 국민들이 거리에 나오시는 시점”이라며 “국민들이 탄핵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좀 더 (대통령 탄핵을) 신중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이라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YTN라디오 정면승부에서 “탄핵은 다수 국민들이 헌정 중단을 감수하고서라도 지금 대통령의 임기를 다 채워선 안 되겠다는 의견이 모아져야 되는 것”이라며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바라봤다.
다만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민주당의 대여투쟁 방향이 다른 야당들처럼 대통령 ‘탄핵’ 또는 ‘정권 퇴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민주당은 채상병 사망사건 국정조사,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개별 의원 차원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탄핵과 윤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까지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성남시장 당시 백현동 발언 관련 뉴스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안이 윤 대통령의 거부권과 국회 재표결에서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되고 이재명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1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으면 태도에 변화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투쟁의 수위를 지금보다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안을 수용하지 않은 정부 여당에 사법정의와 관련한 부정적 여론과 이 대표를 향한 지지층의 결집을 등에 업고 정권퇴진 운동에 나설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권력을 사유화해 공천·국정·인사에 개입했는데 특검을 안 받으면 대통령이 2년 반 임기를 갈 수 있나”며 “이 대표 유죄판결로 오히려 국민의힘을 향한 (여론의) 압박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판결 이후 민주당 일각에서 대여투쟁의 수위를 ‘규탄’에서 ‘정권퇴진’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박지원 의원은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강한 투쟁밖에 없다"며 "(야권과 시민사회가) 뭉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투쟁 수위를 윤석열 퇴진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친명계 최대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선봉에 서야한다”며 “민주당이 강력한 투쟁의 선봉에 서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요구를 스스로 외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대표 판결 결과가 지금보다도 불리해지면 민주당에서 정권퇴진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가능성도 존재해 당에서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국 대표도 윤석열 정권이 변화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탄핵을 향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날 탄핵소추안 공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김건희 정권이 개선될 가능성을 도무지 찾지 못했다”며 “국민의 간절한 여망과 절절한 진심은 그 어떤 법률 조항보다 준엄하게 탄핵 소추 사유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