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이사가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를 놓지 않고 있다.
해외 병원 사업과 미국 세포치료제 기반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강화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으로 읽힌다.
▲ 1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이사(사진)가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4일 차바이오텍 분기보고서를 종합하면 차바이오텍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차바이오텍이 올해 1~3분기에 낸 영업손실은 연결기준으로 202억 원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인 96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4분기에 분위기를 반전하더라도 3분기까지 쌓인 누적 영업손실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차바이오텍은 2022년 영업손실 471억 원을 보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냈는데 올해까지 영업손실을 본다면 3년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오상훈 대표는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크게 의료서비스 사업과 의약품사업,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종속회사인 차헬스케어를 통해 의료서비스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차바이오텍은 8월 차헬스케어 투자자인 오딘제7차유한회사와 맺은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따라 770억 원 규모의 차헬스케어 지분을 매수했다. 9월에는 이사회에서 해외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종속회사에 대한 유상증자 안건도 가결해 해외사업 확대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차헬스케어는 미국과 싱가포르, 호주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에서 신규 병원을 출점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차바이오텍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에만 해외 종속법인이 53곳 증가했다. 차헬스케어가 싱가포르 메디컬그룹의 지분을 8월 추가로 인수하면서 관련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 따른 것이다.
싱가포르 메디컬그룹은 동남아시아 3개 나라에 전문 클리닉 46개를 보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만 본사를 포함해 전체 47개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차헬스케어는 2017년 전략적으로 메디컬그룹을 향한 지분 투자를 시작해 2019년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 지분을 24%까지 확보했다. 2023년에는 42.4%로 확대했고 올해 64.2%까지 늘렸다.
▲ 차바이오텍 종속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사진)가 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 2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나머지 새로 생긴 해외 법인 가운데 호주는 4곳, 미국은 1곳 등이다. 기존에 병원을 운영하는 곳에서 신규 출점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으로 파악된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호주에서 올해 5월 시드니에 이어 9월에 멜버른에도 상담소와 클리닉을 각각 새로 열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미국 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기반의 위탁개발생산 사업은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가 맡고 있다.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22년 미국 텍사스주에 세포유전자치료제 맞춤형 위탁개발생산 시설을 완공한 이후 2023년 자체 세포주 마티맥스를 개발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수주가 늘어나면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자리를 잡기에는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포함해 의약품 개발 관련 사업까지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올 때 수익성이 급격히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