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 전기차 '프롤로그'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며 테슬라 경쟁 차종으로 떠올랐다.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게도 수혜가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혼다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고정 소비자층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테슬라 ‘모델Y’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혼다와 북미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11일 “혼다 새 전기차가 미국에서 테슬라를 조용히 따라잡고 있다”며 “혼다의 충성 소비자층 수요가 전기차로 이동한 데 따른 결과”라고 보도했다.
혼다 SUV 전기차 ‘프롤로그’ 3분기 판매량은 12만6천 대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3과 모델Y, 사이버트럭과 포드 머스탱 마하E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1만6천 대를 판매한 현대차 아이오닉5와 6300대가 판매된 기아 EV9를 제쳤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전기차보다 저렴한 선택지를 원하는 소비자층 수요가 혼다 프롤로그에 집중되며 미국 시장에서 혼다의 브랜드 가치를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프롤로그 기본 모델은 4만7400달러(약 6606만 원)부터 판매된다. 이는 9월 미국 자동차 평균 가격과 비교해 약 400달러 낮다.
블룸버그는 혼다가 미국 소비자들에 애플 아이폰과 같은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며 프롤로그가 기능과 사양 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아 좋은 결실을 거뒀다고 전했다.
혼다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점차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프롤로그를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약 80%는 전기차를 처음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기관차 수요가 전기차로 전환되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비교적 가격이 낮은 차량의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며 혼다가 해당 소비자층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
혼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는 자연히 주요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롤로그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협력해 개발하는 얼티엄 플랫폼 배터리를 탑재한다. 혼다는 두 회사와 협력해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 왔다.
특히 프롤로그는 GM 이외에 다른 제조사 차량에 얼티엄 배터리가 탑재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판매 성과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여겨진다.
▲ 미국 오하이오주 얼티엄셀즈 공장 내부 사진.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공급처를 다변화하며 더욱 안정적 수주 기반과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혼다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에 35억 달러(약 4조9천억 원)를 투자하는 합작 배터리 공장도 신설하고 있다. 내년부터 가동이 예정되어 있다.
오하이오 합작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혼다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할 기회를 맞을 수 있다.
프롤로그의 성공으로 두 기업 사이 협력 효과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혼다는 2025년 말 오하이오 전기차 공장 가동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4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두고 생산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혼다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다”며 “테슬라 점유율은 혼다와 GM의 보급형 전기차에 밀려 하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