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상설 사회적 대화 복귀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도 메가특구 협의에는 민주노총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이 협의에서 노동계의 요구를 정책 설계에 반영할 방안을 찾고 노사 간 이견을 조율해 대화의 실효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앞으로 신뢰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9월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2일 고용노동부와 민주노총의 발표를 종합하면 양대 노총과 경영계,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메가특구특별법 관련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오는 14일 오후 4시 네 번째 실무협의체 회의를 앞두고 있다.
앞서 8일 열린 세 번째 회의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민주노총이 각각 메가특구 노동정책에 관한 제안을 발제했다.
민주노총은 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복귀를 추진하는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을 논의했지만 일부 대의원의 이석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표결에 이르지 못했다. 복귀안이 부결된 것은 아니지만 내부 이견으로 결론이 미뤄졌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회가 유회된 뒤에는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열어서라도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9일 입장문에서 조직적 단결을 고려해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추진하지 않고 차기 위원장 선거를 통해 조합원 의사를 묻겠다고 밝혔다. 선거는 11월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메가특구법 관련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경사노위 복귀 논의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 김 장관은 9월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화를 제안하며 경사노위 참여와 별도로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노동특례 확대와 노동권 후퇴를 막기 위해 반대 입장을 직접 표명할 필요가 있다며 참여를 결정했다.
민주노총의 협의 참여가 노동특례 도입에 대한 동의나 경사노위 복귀 의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 장관에게는 이 같은 입장 차 속에서도 대화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메가특구특별법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을 육성할 지역 거점을 특구로 지정하고 재정·금융·인프라 지원과 규제특례를 제공하려는 법안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특구 내 노동규제 완화를 놓고는 노사의 입장이 엇갈린다. 주요 쟁점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직 등에 대해 주52시간 근로 상한과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규정의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이다.
함께 논의되는 '기간제 2+2'는 원칙적으로 2년인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근로자와 합의하면 추가로 2년 연장해 최대 4년까지 허용하는 방안이다.
민주노총은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며 노동특례 확대에 반대하는 동시에 주4.5일제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메가특구 지원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장관도 사회적 대화 제안 당시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제안하는 사항이라면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의 성과는 노사 요구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접점을 찾고 노동조건 개선 방안을 정책 설계에 반영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가 어려운 쟁점의 처리 방향과 절차도 제시돼야 대화가 형식적 의견 수렴에 그친다는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노총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협의 결과를 입법에 연결하는 과정도 과제다. 김 장관은 9월 브리핑에서 노동특례의 법안 포함 여부는 입법부의 권한인 만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적 대화 기구가 입법 기구는 아니지만 합의 여부와 별개로 협의 내용이 국회 논의 과정에 반영될 것으로 봤다.
김 장관으로서는 관계부처와 국회 등과 협의해 앞으로 노사정이 합의하는 사항을 법안에 반영할 방안을 찾고 이견이 남은 쟁점의 처리 방향도 조율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려면 구체적인 제도적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복귀 논의에서도 드러난다.
민주노총 집행부가 7일 대의원대회에 제출한 안건에는 합의제 운영과 산별노조 참여 보장, 기구 명칭 변경 등 세 가지 원칙에 먼저 합의한 뒤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이후 법·제도 절차를 완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 위원장은 대의원대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를 향해 "현장의 우려와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도 6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이 제시한 세 가지 원칙을 포함한 운영방식 개선을 노사정 주체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개편을 마무리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가특구 협의에서 성과가 나오더라도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복귀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복귀 여부는 민주노총 내부의 의사결정과 경사노위 개편에 관한 추가 협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계가 정부와 협의해 정책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는 경험은 상설 대화 참여를 설득할 근거가 될 수 있다. 김 장관이 노사 간 이견을 조율하고 협의 결과를 정책과 입법에 연결하는 과정이 민주노총과의 신뢰를 쌓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우버 출신 온디맨드 전문가, 지배구조 변화 연착륙과 세무조사 등 이슈돌파 과제 [2026년]](https://businesspost.co.kr/news/photo/202610/20261011055608_221758.png)
![국내 원톱 로봇기업 키워낸 공동창업자, 삼성전자 인수과정 법적·윤리적 논란 해소 '과제' [2026년]](https://businesspost.co.kr/news/photo/202610/20261010200744_18677.jpg)
![이재용 이어 2위 부자로 위기에 더 냉정해, 2.5조 이혼소송에 지배구조 변화 촉각 [2026년]](https://businesspost.co.kr/news/photo/202610/20261007101040_147191.png)
![ESS 수요 급증에 동박 실적 회복세, 유리기판 양산 최대 과제 [2026년]](https://businesspost.co.kr/news/photo/202610/20261010094151_135673.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