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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밍 앤 셰이밍' 저PBR 명단 공개 한 달 앞으로, 밸류업 공시 유도 속 실효성 시험대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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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당국이 오는 11월2일 처음으로 ‘저PBR 기업 명단’을 공개함에 따라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유도하는 ‘네이밍 앤 셰이밍(Naming & Shaming)’ 제도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이는 장기간 저평가된 기업의 이름을 공개해 자율적인 밸류업을 끌어내려는 제도이다. 다만 업종 특성에 따라 PBR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 있고, 해당 명단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형식적 계획 제출에 그칠 가능성도 있어 제도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네이밍 앤 셰이밍' 저PBR 명단 공개 한 달 앞으로, 밸류업 공시 유도 속 실효성 시험대
▲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국세청 관계자들과 실무 당정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국세청 관계자들과 실무 당정협의를 열고 저PBR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비롯한 자본시장 제도개선 과제를 점검했다. 

오기형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당정 협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네이밍 앤 세이밍이라고 하는 공시 제도는 11월2일 최초로 공표를 할 예정이다. 저PBR 패널티 및 기업가치 유도 방안 등은 이미 발표된 것이다”며 “이런 내용들은 일관되게 공시제도 개선 작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저PBR 공표제도는 기업에 상장폐지와 같은 직접적 제재를 부과하기 이전에 장기간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온 기업의 이름을 투자자에게 공개해 스스로 기업가치 개선에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제도를 마련했고 거래소가 실제 공표대상을 선정한다. 거래소는 지난 9일 상장 규정을 개정하고 10일 관련 지침을 제정한 뒤 11일부터 제도를 시행했다.

거래소는 상장기업을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따라 11개 업종으로 구분해 반기마다 PBR을 산정한다. 최근 3년인 6개 반기 동안 원칙적으로 업종 내 PBR이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계속 포함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6개 반기 가운데 한 차례만 기준을 벗어난 경우에는 과거 7번째 반기까지 확인해 해당 시기에도 기준 이하라면 공표대상에 포함한다.

PBR 산정에는 외부감사인의 감사나 검토를 받은 사업·반기보고서상 순자산과 최근 20거래일 평균 시가총액이 사용된다. 

명단은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 거래소 기업공시채널을 통해 공개하며, 증권사 전산개발 일정에 맞춰 HTS와 MTS의 종목명에도 ‘저PBR’ 태그가 붙는다. 금융위가 올해 5월 기준으로 간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공표대상은 약 120~220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약 5~10% 수준으로 추산됐다.

11월2일 첫 명단 공개에 앞서 기업의 자율적인 개선을 끌어내기 위한 장치도 가동되고 있다. 

저PBR 원인 분석과 목표설정, 개선계획, 이행평가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PBR 산정 기준일 전에 공시하면 원칙적으로 향후 1년(2개 반기) 동안 공표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첫 공표를 위한 PBR 산정 기준일이 10월22일인 만큼 첫 공표에서 면제특례를 받으려는 기업은 10월22일까지 계획을 내야 한다.

거래소는 지난 14일부터 상장기업이 최근 6개 반기의 자사 PBR을 직접 조회해 공표대상 포함 가능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 시행에 맞춰 서울·경기·경북·경남·충청·전라 등 전국 6개 권역에서 상장기업 공시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기업별 일대일 면담도 진행했다.

다만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모든 저PBR 기업이 명단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6년(12개 반기) 동안 계속 업종별 기준을 밑돈 장기 저PBR 기업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더라도 1년 면제특례를 받을 수 없다. 금융위가 올해 5월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벌인 결과 이에 해당하는 기업만 코스피 약 80곳과 코스닥 약 40곳 등 약 120곳으로 추산됐다. 

실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는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21일까지 목표 PBR이나 개선방향을 주요 내용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57곳으로 지난해 약 15곳의 4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네이밍 앤 셰이밍' 저PBR 명단 공개 한 달 앞으로, 밸류업 공시 유도 속 실효성 시험대
▲ 오기형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공표 기준인 PBR 자체가 기업의 경영성과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온전히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치산업이나 금융업은 사업 특성상 보유자산 규모가 크고 미래 성장 기대보다 현재 수익을 중심으로 가치가 평가돼 PBR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 있다. 같은 저PBR이라도 기업의 자본효율성이나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해 낮은 경우와 업종 특성 때문에 낮은 경우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한계를 줄이기 위해 전체 상장사를 일률적으로 비교하지 않고 GICS 기준 11개 업종 안에서 PBR 순위를 매기도록 했다. 일시적인 주가 변동으로 공표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줄이기 위해 최근 20거래일 평균 시가총액을 사용하고 단기간이 아닌 최근 3년의 PBR을 누적해서 판단하도록 했다. 코스닥은 기술·벤처기업 중심이라는 시장 특성과 구조개편 과정에서 PBR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코스피보다 완화된 하위 10% 기준을 적용했다.

아울러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가 실제 경영 변화보다 공표를 피하기 위한 형식적 대응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이 저평가 원인과 개선 목표를 제시하더라도 이후 수익성 제고와 자본효율성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 구체적 이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공시 확대만으로 기대한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 

11월2일 첫 공표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놓는 기업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도 중요하지만, 계획에 담긴 수익성 개선과 자본효율성 제고, 주주환원 등의 방안이 실제 경영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지켜봐야 정책 효과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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