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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떼고 통신·IPTV만으로 성장할까, 김성수 노조 반발에 대책 마련 '발등에 불'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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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성수 SK브로드밴드 대표가 고성장 사업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기업분할로 떼어낸 뒤에도 회사의 성장세를 이어갈 새로운 동력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SK브로드밴드 노동조합은 데이터센터와 AI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사업을 신설법인 SK호라이즌으로 분리하면 기존 SK브로드밴드 존속법인의 성장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반발하며, 사측에 대체 성장 사업과 투자재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요구하고 나섰다.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떼고 통신·IPTV만으로 성장할까, 김성수 노조 반발에 대책 마련 '발등에 불'
▲ 김성수 SK브로드밴드 대표(사진)가 고성장 사업인 AI 데이터센터 분할 이후 약해질 수 있는 성장동력을 대신할 신규 사업과 투자계획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SK브로드밴드>

최근 회사 실적에서도 분할 대상 데이터센터 매출은 크게 늘고 있지만, 존속 SK브로드밴드에 남는 통신과 IPTV 등의 매출 성장률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로서는 데이터센터 없이도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 사업계획과 투자전략으로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10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브로드밴드 노조는 최근 김 대표에게 성명을 전달하고, SK호라이즌 분할 이후 성장전략과 투자재원, 구성원 보호대책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SK브로드밴드 전체 구성원의 80% 이상이 가입한 과반 노조다.

김달우 SK브로드밴드 노조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선통신은 필수재 성격이 있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나마 성장률이 높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분사하면 기존 사업만으로 그 자리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앞서 8월27일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존속법인 SK브로드밴드와 신설법인 SK호라이즌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호라이즌에는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와 건설 중인 울산·구로 AI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사업이 넘어간다. 존속 SK브로드밴드에는 유선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사업 등이 남는다.

노조가 성장성 저하를 우려하는 배경에는 SK호라이즌으로 이전되는 사업이 최근 SK브로드밴드의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16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25억 원으로 44.3% 늘었다.

회사는 매출 증가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을 꼽았다.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2분기 13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5%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가동 확대와 함께 SK호라이즌으로 넘어가는 해저케이블 사업의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반면 분할 이후 SK브로드밴드의 주력으로 남는 사업은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2분기 유선통신 매출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와 기가급 서비스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3.8% 늘었다. 반면 유료방송 매출은 0.8%, 전용회선·음성통신·기업솔루션 등을 포함한 기업사업 매출은 3.6% 각각 감소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사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어떤 신사업으로 메우고,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투자재원을 투입할지가 분할 이후 SK브로드밴드의 핵심 과제라고 보고 있다.

김 노조위원장은 “데이터센터 매출이 빠지면 기존 사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회사는 추가로 무엇인가 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 부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호라이즌과 존속 SK브로드밴드가 현재까지 내놓은 미래 성장계획은 구체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SK호라이즌은 기존 데이터센터와 울산·구로 AI 데이터센터 등을 기반으로 인프라 규모를 318메가와트(M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3조800억 원 규모의 외부 투자도 유치한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에 AX(인공지능 전환)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한다는 방향만 제시하는 데 그쳤다.

SK텔레콤이 8월27일 공개한 분할 계획에도 존속 SK브로드밴드에 투입할 구체적 투자 규모, 매출 목표와 성장률 등은 담기지 않았다.

자금 배분도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 구주 매각을 통해 1조8811억 원을 확보하고, SK호라이즌에는 신주 발행을 통해 1조2천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현재 공개된 기업분할과 거래구조만 놓고 보면 존속 SK브로드밴드에 직접 유입되는 성장재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SK텔레콤이 확보하는 자금 일부를 SK브로드밴드의 미래 성장사업에 다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SK호라이즌으로 분할하기로 것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대규모 투자, 이에 따른 SK브로드밴드 재무부담을 줄이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경영진은 지난 8월27일 최고경영자(CEO) 타운홀에서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부담을 데이터센터 분할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의 올해 상반기 말 유동 차입금과 사채는 319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669억 원 늘었다. 장기 차입금과 사채도 2조1393억 원으로 약 2615억 원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약 3983억 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으며, 유형자산 취득에도 약 3817억 원을 지출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건물과 전력, 냉각설비, 네트워크 등에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데이터센터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해 외부자본을 유치하면 존속 SK브로드밴드가 직접 부담해야 할 설비투자를 줄이는 동시에 SK호라이즌은 독자적으로 투자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떼고 통신·IPTV만으로 성장할까, 김성수 노조 반발에 대책 마련 '발등에 불'
▲ 김성수 SK브로드밴드 대표는 데이터센터 분할로 확보되는 재무적 여력을 새 성장사업에 재배분해 성장 공백을 메워야 하며, 구체적 대책이 부족하면 노조 반발과 성장성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

결국 김 대표에게는 기업분할을 통해 줄어드는 투자부담과 확보되는 재무 여력을 SK브로드밴드의 새로운 성장사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재배분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담당해온 성장 기여분을 대체할 사업과 투자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한다면, 기업분할 이후 기존 브로드밴드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는 최근 사측에 성명을 전달한 뒤, 아직 회사 측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내놓는 대책의 수준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어떤 내용을 제시하는지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제대로 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면 SK텔레콤이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집회 등 우리의 의사를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여러 대응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SK브로드밴드가 관련 사안을 놓고 SK텔레콤과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 사측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회사는 노조와 지속성장을 위한 비전 공유 등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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