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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티어 AI보다 피지컬 AI가 한국 AI 승부처, 전문가들 "미국 중국 추격보다 피지컬 AI에 집중해야"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6-07-22 15: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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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티어 AI보다 피지컬 AI가 한국 AI 승부처, 전문가들 "미국 중국 추격보다 피지컬 AI에 집중해야"
▲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AI 주권을 위한 프론티어 AI 개발을 이어가되, 강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하는 '피지컬 AI'를 국가 AI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이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도 프론티어 AI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을 따라 추격하기보다는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와 산업용 AI에 국가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프론티어 AI 개발은 AI 주권 확보 차원에서 지속하되 한정된 자원은 제조업과 로봇, 산업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분야에 우선 투입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2일 정보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프론티어 AI는 국가 AI 주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분야지만 글로벌 선두권과의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최고 성능 모델 개발 경쟁에만 매달려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토스급 프론티어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엔비디아 베라 루빈 약 1만 장이 필요하며, GPU 구매 비용만 약 3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참여 기업들이 지원받는 GPU는 엔비디아 B200 기준 500~735장 수준이다.

정부 지원이 국내 AI 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투입하는 자금 규모와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 경쟁의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이 잇따라 공개되고 성능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더 많은 GPU와 자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도 딥시크를 시작으로 알리바바와 문샷AI 등이 오픈소스 모델 경쟁에 뛰어들면서 AI 경쟁은 개별 모델의 성능을 넘어 개발자와 기업을 끌어들이는 생태계 구축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프론티어 AI 경쟁을 그대로 뒤따르기보다 제조업 경쟁력을 활용한 피지컬 AI와 산업 특화 AI, AI 테스트베드 구축 등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AI 모델을 로봇과 공장 자동화, 자율 제조, 물류 등 산업 현장에 접목해 실제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한국은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과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1220대를 운용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로봇 밀도를 기록하고 있다. IFR은 한국의 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자동화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축적된 제조 자동화 경험과 산업 인프라가 피지컬 AI 시대에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기본모델 경쟁에 우리나라가 뛰어들기에는 인력과 예산 측면에서 쉽지 않다”며 “오히려 로봇과 제조업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활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모든 AI를 다 하는 나라가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AI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한국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AI 분야 교수도 “새로운 모델이 계속 나오고 성능이 뒤집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돈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어디에 투자하느냐이고, 제조업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피지컬 AI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 국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공, 국방, 금융 등 국가 안보와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독자 AI 모델 개발을 지속하고, 수출과 산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에서는 제조 AI와 피지컬 AI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AI 활용 생태계 테스트베드 조성도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박 교수는 “한국은 AI 활용도가 높은 나라”라며 “글로벌 AI 기업들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검증한 뒤 세계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AI 수용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AI 서비스를 빠르게 검증하고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실제 앤트로픽은 한국을 아시아 핵심 거점으로 선정하며 높은 AI 활용도를 강조했고, 오픈AI도 한국을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풀스택 AI 생태계이자 미국 다음으로 유료 챗GPT 이용자가 많은 시장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한국을 새로운 서비스의 실증 무대로 활용하고, 이를 세계 시장으로 확산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모델을 뒷받침할 인프라에서도 한국 산업의 강점을 활용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산업에서는 전력 확보와 냉각 비용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에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선 산업 경쟁력을 활용한 선박·해저 데이터센터 등 특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조선 산업이 강한 만큼 선박이나 해저 데이터센터 같은 틈새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인프라를 세계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AI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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