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란색 안전모를 착용한 노동자 모형이 3월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전시회의 삼성SDI 전시관에서 ESS용 배터리 박스(SBB) 모형 앞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대중국 관세와 세금 정책이 중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켰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셀 제조 기업은 미국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데 중국산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기업은 미국 ESS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와 세제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4일 세금 개혁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중국을 비롯한 금지외국기관(PEE)으로부터 조달받는 원재료가 제품 생산 전체 비용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면 첨단 제조업(AMPC·45X)과 친환경 에너지 설비(48E)에 제공하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했다.
법안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비중국산 원재료 비율을 2026년 60%에서 2030년 이후에는 85%를 넘겨야 한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이미 중국산 배터리에 43%대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저렴했던 중국산 ESS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업체 우드맥킨지의 정 지아위에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이러한 정책 제약이 없었다면 중국 기업은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해 나갔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 설비를 급격히 확대했다.
중국의 ESS 설비 용량은 2020년 4기가와트(GW) 미만에서 올해 1분기 약 155GW로 늘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300GW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은 리튬과 흑연 등 핵심 원료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키웠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의 우위로 이어졌다.
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ESS용 배터리셀 공급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중국 업체였다.
지난해 미국에 설치된 ESS의 90% 이상도 중국산 배터리셀을 사용했는데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시장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미국의 정책 기조 아래 한국 배터리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를 주목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기업이 ESS 배터리의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와 랜싱 단독 공장에 더해 GM 및 혼다와 각각 합작한 테네시주와 오하이오주 합작 공장 등 모두 4곳의 미국 ESS 공장을 가동 및 구축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단독 공장까지 더하면 북미에 모두 5곳의 ESS 생산 거점을 뒀다.
삼성SDI는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미국 인디애나주 배터리 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생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직면한 과제는 중국 기업이 ESS용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라면서도 “미국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