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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반도체의 중국 '우회 수출'도 막는다, 미국 정부 압박에 젠슨 황 고민 커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6-07-14 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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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반도체의 중국 '우회 수출'도 막는다, 미국 정부 압박에 젠슨 황 고민 커져
▲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 아시아 국가 고객사를 상대로 반도체 수출 검증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중국에 우회 수출을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일본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으로 우회 수출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현지 경쟁사들의 성장 기회가 더 커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중국 시장을 둔 고민이 커지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정부 압박에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출 길 좁아져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아시아 지역에서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고객 목록을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최근 수 개월에 걸쳐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국가에 위치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사를 강화한 결과라는 관계자들의 말을 보도했다.

전체 고객사의 절반 이상이 대상에서 제외돼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들일 수 없게 됐다. 대부분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버 전문 기업으로 전해졌다.

일부 서버 업체들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한 뒤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는 대신 이를 중국으로 수출한다는 의혹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우회 수출 단속과 관련한 압박을 받아 해외 고객사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가 엔비디아나 AMD 등 기업의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들일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결국 아시아 지역 고객사의 데이터센터를 직접 방문해 계약 내용과 사업 현황을 점검한 뒤 수출 지속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도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고객사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쳤지만 지금은 이러한 검증 절차가 한층 강화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에 감독 업무를 지원하는 형태로 이러한 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도 보도했다.
 
엔비디아 AI반도체의 중국 '우회 수출'도 막는다, 미국 정부 압박에 젠슨 황 고민 커져
▲ 엔비디아 H200 인공지능 반도체 가상 이미지. <그래픽 챗GPT 제작>
◆ 중국 AI 기술 발전에 타격 받나, 엔비디아 H200 수출도 불투명

중국 기업들이 다른 아시아 국가를 경유해 엔비디아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은 3월 슈퍼마이크로 사건을 통해 알려졌다.

미국 검찰은 반도체 기업 슈퍼마이크로 경영진이 엔비디아 제품을 중국으로 밀반입하는 데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동남아시아 소재 회사가 중간 경유지로 활용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를 압박해 고객사 검증을 강화하도록 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엄격한 단속이 이뤄지기 시작한 뒤 실제로 중국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중국에서 우회적으로 수입해 쓰고 있던 엔비디아 반도체 물량이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이 고성능 AI 모델 개발과 출시를 늘리면서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결국 중국 현지 기업들이 자국 정부를 향해 엔비디아 H200을 수입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H200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수출을 허가한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다. 현재 엔비디아가 주력으로 판매하는 ‘블랙웰’ 시리즈와 비교하면 성능이 한 세대 뒤처진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그룹과 바이트댄스, 딥시크 등 일부 자국 기업에 H200 구매를 허용할 계획을 두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직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고 중국 정부가 대량의 구매 허가를 내릴 가능성도 낮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엔비디아 AI반도체의 중국 '우회 수출'도 막는다, 미국 정부 압박에 젠슨 황 고민 커져
▲ 미국의 대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가 강화될수록 엔비디아의 중국 경쟁사들에 성장 기회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그래픽 제미나이 제작>
◆ 중국 반도체 자급체제 노력에 꾸준히 속도, 젠슨 황의 우려 커진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반도체 자급체제 목표 달성을 위해 현지 기업들의 H200 구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고사양 제품을 사들일 수 있게 된다면 성능이 비교적 떨어지는 중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해야 할 이유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반도체 수입 규제는 중국에서 이미 정책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2026년 말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 물량이 2025년 말과 비교해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현재 사실상 모두 매진된 상태라는 중국 IT기업 임원의 말도 근거로 제시됐다.

엔비디아 제품의 대안을 찾는 중국 IT기업들이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극 사들이기 시작하며 현지 기업들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출하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 경쟁사의 기술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지난 5월에는 젠슨 황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중국을 함께 방문하는 등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확대를 위한 여러 노력이 이어졌다.

당시 젠슨 황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 중국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며 미국 및 중국 정부와 논의에 낙관적 시각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수출 규제 압박이 강화되는 사이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발전과 생산 확대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엔비디아가 진출할 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엔비디아는 언제나 규정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모든 법적 요구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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