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LG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2026년 가전, TV 사업 반등에 힘입어 5년 만에 영업이익 4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해온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 '가전 구독' 강화 등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
류 사장은 올해 하반기 로봇, AI 데이터센터 냉각 등 공조(HVAC) 신사업 포트폴리오도 강화하며, LG전자의 지속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가 2026년 상반기 3조252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5년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6년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4조 원을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2026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연결 기준 매출 94조9907억 원, 영업이익 4조2384억 원이다.
이는 LG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매출 90조 원을 돌파하고, 2021년에 거둔 역대 최대 영업이익 4조580억 원을 5년 만에 넘는 수치다.
LG전자는 2021년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실내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가전·TV 수요가 급증하는 수혜를 누렸다.
하지만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2022~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각각 3조5510억 원, 3조6533억 원, 3조4197억 원으로 4조 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5년에는 미국 관세 영향과 TV 사업의 적자 전환 등으로 영업이익이 2조4784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에 2025년 말 LG전자 새 지휘봉을 잡은 류 사장은 희망퇴직 등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가전 구독과 온라인 매출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는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전 구독이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다.
가전 구독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제품 관리와 소모품 교체와 같은 추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일반 가전 판매의 평균 영업이익률 5%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다.
현재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의 30% 정도를 구독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LG전자 가전은 구독 비즈니스와 투트랙 전략(프리미엄과 대중 제품을 나눠 공략하는 전략)이 사업 성과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TV 사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도 시장의 걱정과 비교해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가전은 보통 연초에 교체 수요가 더 많은 데다 올해 상반기에는 북중미 월드컵으로 TV 수요도 예년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류 사장은 물류비 등 비용 통제를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에어컨 침투율이 낮은 유럽권에서 유례없는 무더위로 냉방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올해 3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3월23일 LG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서 2026년 전사 사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 |
류 대표는 올해 하반기 로봇,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등 신사업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악시움' 양산에 들어갔다.
액추에이터는 전기·공압·유압 등의 에너지를 받아 기계적 움직임으로 변환해 장치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구동 장치다. LG전자는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에서 쌓아온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액추에이터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에는 사장 직속으로 로봇 사업을 총괄하는 '로보틱스사업센터'도 신설했다.
류 사장은 지난 6월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LG전자 고유의 로봇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피지컬 AI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핵심은 피지컬 AI의 대표적 기기가 될 수 있는 로봇 폼팩터 협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칠러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올해 하반기 대형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현재 북미 빅테크 2개 업체로부터 AI 데이터센터 칠러 제품의 최종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수주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보다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전+TV 사업의 이익 체력 개선에, AI 데이터센터 냉각이라는 신규 성장축 확보, 로봇 사업의 중장기 가치 반영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 근거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