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김병훈 에이피알 다음 승부수는 '롱제비티', '장기 피부관리 플랫폼' 진화로 방향 잡아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6-26 13: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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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회사 성장 방향으로 '롱제비티'를 제시했다. 사진은 김병훈 대표가 2026년 6월25일 미국에서 열린 비즈니스 오브 뷰티 글로벌 포럼에서 발언하는 모습. <더비즈니스오브패션 유튜브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에이피알의 새로운 미션은 모든 사람이 ‘롱제비티’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열린 ‘비즈니스 오브 뷰티 글로벌 포럼 2026’ 인터뷰 무대에서 향후 성장 방향으로 ‘롱제비티의 대중화’를 제시하며 꺼낸 말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에이피알의 목표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동안 스킨케어에서 가정용 미용기기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넓혀왔다면 앞으로는 피부 노화와 탄력, 모공 관리 수요를 전문기기와 의료용 미용기기까지 연결하는 장기 피부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에이피알의 상황을 종합하면 메디큐브 미용기기 흥행을 롱제비티 기반의 장기 피부관리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다음 성장 과제로 꼽힌다.
롱제비티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관리와 예방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이를 피부관리 영역에 적용하면 단순히 화장품을 바르거나 미용기기를 한 번 사는 데서 끝나지 않고 피부 노화와 탄력, 모공, 톤, 재생 관리 등을 오랜 기간 이어가는 관리 습관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25일 열린 ‘비즈니스 오브 뷰티 글로벌 포럼 2026’에서 에이피알의 새 미션과 메디큐브의 성장 배경을 설명하며 직접 “모든 사람이 롱제비티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스킨케어와 가정용 미용기기, 의료용 미용기기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롱제비티를 에이피알의 다음 열쇳말로 꺼낸 것은 미용기기 사업의 성장 방식을 한 단계 바꿔야 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에이피알의 미용기기인 메디큐브 에이지알 미용기기는 2026년 1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600만 대를 넘어섰다. 에이피알의 2026년 1분기 미용기기 매출은 1327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냈다.
이는 에이피알이 장기 피부관리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고객 접점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용기기를 구매한 고객은 피부관리 효과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화장품, 상위 기기, 전문기기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가정용 미용기기는 화장품과 사업 구조가 다르다.
화장품은 소모품이라 사용 후 다시 구매해야 하지만 미용기기는 한 번 산 고객이 같은 속도로 다시 구매하기 어렵다. 구매 주기가 긴 제품인 만큼 판매량 확대만으로 고성장을 계속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 대표가 제시한 롱제비티 전략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기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용기기 구매 고객을 화장품 재구매, 상위 기기 구매, 인클리닉 전문기기, 의료용 미용기기 수요로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 이미 확보한 고객 기반을 단순 기기 판매 성과가 아니라 장기 피부관리 사업의 출발점으로 바꿔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를테면 가정용 미용기기와 화장품으로 메디큐브를 접한 소비자가 더 강한 효과를 원한다면 전문기기나 의료용 미용기기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흐름이 자리 잡으면 에이피알은 피부관리 플랫폼으로 사업 성격을 넓힐 여지가 커진다.
▲ 에이피알이 가정용 미용기기에 이어 의료용 미용기기 시장 진출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6월3일부터 14일까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서 열린 메디큐브 팝업 매장. <에이피알>
에이피알이 소비자 반응을 읽는 방식도 롱제비티 사업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해당 행사에서 에이피알이 자사 제품과 경쟁 제품을 함께 검토하고, SNS 리뷰와 댓글, 실제 구매 흐름 등을 수집해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회의실에서 임직원들이 함께 살펴보며 제품 기획과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게시물 댓글을 열기 전 어떤 내용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을지 먼저 예상해본다”며 “실제 인기 댓글이 예상과 맞으면 소비자와 공감대가 맞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롱제비티는 피부 노화, 탄력 저하, 모공, 색소, 피부결, 재생 등 소비자별 고민이 세분화되는 영역이다. 에이피알이 그동안 소비자 반응을 제품화하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면 같은 방식을 장기 피부관리 제품과 서비스 수요를 찾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롱제비티 전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행사에서 에이피알이 브랜드를 내부적으로 만드는 것을 선호하지만 회사의 미션과 비전 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이라면 인수합병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요한 기준은 회사 규모나 국적이 아니라 혁신적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를 추가로 사서 외형을 키우는 방식보다 피부 노화 관리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롱제비티 사업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롱제비티 사업이 스킨케어와 가정용 미용기기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술 확보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에이피알은 이미 의료미용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도 깔아둔 상태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6월 ‘맥스트리’ 상표를 출원했다. 등록 범위에는 의료기기, 고주파 피부미용기, LED광 기반 피부개선기, 전기자극 피부미용기, 미용 마사지 장치 등이 포함됐다.
3월에는 정관에 ‘의료기기 소모품 개발·제조·판매업’, ‘의료용구 개발·제조·판매업’, ‘의료기기 수리업’ 등을 목적 사업으로 추가했다. 올해 말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 2종을 내놓고 2027년 말 PDRN·PN 기반 스킨부스터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다만 롱제비티 전략을 본격화할수록 에이피알이 넘어야 할 문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기기와 의료용 미용기기 영역은 화장품과 다르다. 규제와 안전성 검증, 의료기관 영업망, 임상 데이터 등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다.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는 에이피알의 강점이 의료용 미용기기 영역에서도 그대로 통할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이번 에이피알의 BoF 글로벌 포럼 참석은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최근 K뷰티는 기술력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시장에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참석한 미국 '비즈니스 오프 뷰티 글로벌 포럼'은 세계 뷰티업계의 다보스포럼으로 꼽히는 행사다. 김 대표는 국내 뷰티업계 대표 가운데 최초로 연사로 초청됐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