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권에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연합전선 구축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조 단위 지분투자로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거래소와 협력 관계를 형성한 하나금융그룹이 대표적이다.
| ▲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스테이블코인 연합전선을 확대해 하나금융그룹과 두나무 연합에 대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합뉴스> |
하나금융그룹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협력 강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선점 경쟁에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향후 행보에 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배경에는 KB국민·신한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 3곳과 지방은행 5곳, 토스의 비공개 간담회 소식이 있다. 참여 은행과 토스는 1일 간담회를 열고 제도권 금융 내 디지털자산 생태계 육성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서 협약 체결 논의 등은 없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의 대규모 투자 이후 나온 디지털자산 관련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그룹은 5월15일 주요 관계사 하나은행이 두나무 지분 6.55%를 1조33억 원에 확보하며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은행과 증권, 카드 결제망, 디지털자산거래소가 연결되는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틀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은 관련 법·제도 마련 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 빠르게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하나금융그룹은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금융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두나무 지분 인수 결정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디지털자산 생태계 발 금융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금융이 연계된 디지털자산 생태계 확장을 위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1,2위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역시 자체적으로 연합전선을 강화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유통 관점에서는 KB금융그룹의 우군으로 국내 2위 디지털자산거래소 빗썸이 꼽힌다. KB국민은행이 빗썸의 실명계좌 제휴은행이기 때문이다.
양사가 실명계좌 제휴 관계를 넘어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한다면 KB금융그룹 역시 디지털자산 유통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신한은행이 디지털자산거래소 코빗의 실명계좌 제휴은행을 맡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 대표 앱(애플리케이션) ‘쏠(SOL)뱅크’에서 코빗 거래소 내 보유자산 현황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코빗이 본인인증 방식에 ‘신한인증서’를 활용하는 등 돈독한 협력관계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술 검증(PoC) 과정에서도 다양한 협력사와 접점을 확보한 상태다.
KB금융그룹은 5월17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입금에 이르는 전 단계를 통합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전자결제 기업 KG이니시스,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 디지털자산 설루션 기업 오픈에셋이 검증 과정 파트너로 참여했다.
신한금융그룹은 4월30일 신한카드가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솔라나’ 운영기구 솔라나재단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다만 디지털자산 연합전선이 다수의 중심축을 두고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주도권이 희석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 ▲ 타이거리서치가 추적한 한국 웹3 기관 파트너십 관계도. <타이거리서치> |
웹3 전문 리서치회사 타이거리서치는 5월28일 보고서에서 “국내 기관들은 규제가 완전히 확정되기 전 주도권을 잡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시장 흐름을 정리한 관계도를 보면 중심 허브와 주변부 경계가 모호하다”며 “150개 기관, 196건의 협력 관계를 추적한 데이터가 증명하듯 아직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허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펼쳐진 두나무 지분 인수전에서도 협력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단단한 구심점을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5월15일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확보해 4대 주주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1%),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3.10%), 우리기술투자(7.20%) 다음이다.
그러나 5월20일 기존에 두나무 지분 5.94%를 가지고 있던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 3.9%를 추가 인수한다고 알리면서 하나은행은 5대 주주가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3대 주주다.
또 얼마 지나지 않은 5월28일 삼성증권이 삼성SDS, 삼성카드와 함께 두나무 지분 4%를 인수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