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2026년 30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재용 회장의 M&A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57조2천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두 곳으로, 지금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영업이익 1등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말 현금성 자산은 2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33조 원, 영업이익 57조2천억 원의 잠정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50조 원을 넘어선 것은 한국 기업 최초로, 삼성전자의 2025년 전체 영업이익인 43조6011억 원을 1분기 만에 넘어섰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약 52조 원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S부문이 올해 1분기 52조4천억 원을 거뒀으며, 시스템LSI/파운드리를 제외한 메모리에서는 54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며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90% 이상의 판가 상승율이 기록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은 2028년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 영업이익률이 현재 50%대에서 80%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증권사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20조 원에서 327조 원으로 높여잡았으며, 322조 원을 제시한 메리츠증권은 향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씨티그룹도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310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인 2366억 달러(약 357조 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아람코(294조 원), 마이크로소프트(245조 원), 구글(241조 원), 애플(223조 원)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모두 300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6년 327조 원, 2027년 488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글로벌 영업이익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추론 AI에 필수인 메모리 탑재량 증가 추세는 향후 수 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 삼성전자는 2025년 12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했다.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왼쪽부터),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 <삼성전자> |
이재용 회장이 천문학적 현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5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25조8214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올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0조, 잉여현금흐름(FCF)이 1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말에는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이 2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우선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2030년까지 '세계 시스템반도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2019년 제시했지만, 메모리 사업과 비교하면 아직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쟁력은 세계 1위와 차이가 크다.
현재 반도체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간주되는 만큼, '대형 딜'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HBM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맞춤형 AI 가속기 설계 능력을 갖춘 기업이나, 반도체 설계의 기본 도면인 IP(설계자산)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부족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12월 AI 추론칩 설계기업 '그록(Groq)'의 핵심 인재와 기술을 200억 달러(약 29조 원)에 사들이는 등 팹리스 인수합병 시장은 활발한 상황이다.
AI, 로봇, 공조, 전장, 메드테크(의료+기술)에서도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5년 5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플렉트그룹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4천억 원)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자회사 하만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3억5천만 달러(약 5천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15억 유로(약 2조6천억 원)에 인수하는 등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지난해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8년 만에 '사업지원실'로 격상하고 사업지원실 내 인수합병(M&A)팀을 새롭게 구축하기도 했다. 삼성 내 인수합병 전담 조직이 생긴 것은 처음이다.
M&A팀장을 맡은 안중현 사장은 하만 인수를 비롯해 한화·롯데그룹과의 화학·방산사업 매각 등 굵직한 거래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3월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AI 및 첨단로봇 등 미래형 사업구조로 사업을 재편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하겠다"며 "첨단로봇, 메드테크,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의미있는 규모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