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2026-02-25 17: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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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뼈대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로 일련의 상법 개정이 일단락되면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다음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역시 야당과 재계가 반대하고 있어 여권의 재계 설득과 함께 조세 형평성 논란 해소, 기업 경영 위축 우려를 불식시킬 보완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회가 25일 본회의를 열어 '3차 상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등 남은 자본시장 개혁을 통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어 "제1·2·3차 상법 개정으로 기업의 혁신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가 선순환하는 건강한 자본시장의 토대를 완성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3차 상법 개정안의 통과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언급까지 뒷받침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사주 소각 입법이 한 시라도 빨리 되면 좋겠다"며 "기업들도 대다수 수용하고 국민도 주주도 환영하는 이런 개혁입법을 왜 밤까지 새며 극한반대하는지,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해는 짧은데 갈 길이 멀다"며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덧붙였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상장사가 세부담을 줄이려고 억지로 주가를 저평가시키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말한다. 현재 국회에는 이소영 더불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대표발의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소영 의원의 발의 법안은 구체적으로 상장 주가가 순자산 장부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순자산 가치의 80%를 과세 기준으로 삼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는 현행 세금 산정 기준인 평균 주가의 경우 기업 승계를 앞둔 대주주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춰 조세 회피 경로로 악용되던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앞서 이소영 의원 발의 법안은 지난해 국정감사와 11월25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6차 조세소위원회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기획재정부의 신중론과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권의 반대에 부딪혀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세법의 영역을 다루는 국회 기재위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국회 기재위는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야당 설득도 필요하다.
기재부는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야당 의원들은 기업 경영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엑스에(X·옛 트위터) 올린 게시글. <이재명 대통령 엑스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대주주 견제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국민의당과 기재부에서는 여전히 세수 불확실성과 재계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기재부에서는 '순자산의 80%'라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했을 때 세금이 얼마나 더 걷힐지, 기업들이 승계를 포기하고 회사를 팔아버려 오히려 세수가 줄어들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바라본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정한 타협도 가능해 보인다. 이소영 의원 발의 법안의 '순자산의 80%'라는 과세 기준을 각 기업별 특수 상황을 고려해 60~70% 수준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다만 '시장이 결정한 가격(시가)' 대신 '국가가 설정한 자산 가치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방식'의 적절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경우 '시가' 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주식의 시가가 낮게 형성된 원인이 인위적 주가 하방 압력이 아닌 경영 환경이나 업황에 따른 것일 경우 형평성 문제가 떠오를 수도 있다. 이는 보유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는 특정 업종에 대한 역차별과 함께 기업 가치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한편 이소영 의원은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로 조성된 긍정적 기류를 주가 누르기 방지법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영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근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만나 법안 통과의 방향성을 1차 논의했다. 현재로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고, 조세소위 위원장이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당장 통과시키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대통령께서도 강조하고 계신만큼 올해 안에 통과시킬 입법 전략을 다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작년의 과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였고 올해는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성공시켜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