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모델 2차평가 '대기업vs스타트업' 격돌, 민첩한 다윗이 자본력 앞선 골리앗 잡을까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2026-02-25 15: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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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주도하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2차 평가전이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대결 구도가 벌어지게 됐다.
대규모 데이터와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주도 컨소시엄과 기술 혁신을 무기로 내세운 스타트업 주도 컨소시엄이 초대형 AI 모델 개발을 놓고 본격 경쟁에 돌입하는데,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2차 평가전이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정면 대결 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대기업 진영인 LG AI 연구원과 SK텔레콤 주도 컨소시엄은 풍부한 개발 경험과 대규모 데이터 확보 능력, 이를 즉시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와 자본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3천억 파라미터급 초거대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스타트업 진영이 대기업과의 자원 격차를 기술 혁신으로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2차 평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보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차 평가를 통과한 기존 3개 컨소시엄에 더해 스타트업 중심의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컨소시엄을 추가 선정하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2차 평가전 경쟁 구도가 확정됐다.
기존 LG AI 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개 컨소시엄은 오는 6월 말까지 초거대 AI 모델 개발을 마치고, 추가 선정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컨소시엄은 한 달 뒤인 7월 말까지 개발을 마쳐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8월 초 2차 평가를 통해 모델 성능, 안정성,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한 뒤, 4개 팀을 3개 팀으로 압축한다.
이번 2차 평가전 경쟁 구도의 가장 큰 특징은 자본과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 진영과 민첩한 기술력을 앞세운 스타트업 진영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대기업 진영인 LG AI 연구원과 SK텔레콤 주도 컨소시엄은 풍부한 개발 경험과 대규모 데이터 확보 능력, 이를 즉시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와 자본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LG AI 연구원은 생성형 AI 열풍이 불기 전인 2021년부터 독자 모델 개발에 착수해 5년 가까이 기술력을 축적해왔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LG AI 연구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독자성을 갖추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치와 기술력을 쌓아왔다”며 “수 년간 개발 역사를 통해 AI 모델에 어떤 데이터가 효과적인지 정비해온 점이 큰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SK텔레콤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내 강력한 제조 포트폴리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 게임, 반도체, 데이터 등 각 분야 전문 기업이 모여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통합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며 “산업 전반에 AI를 즉각 적용할 수 있는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스타트업 주도 컨소시엄은 글로벌 수준의 모델 성능을 구현하는 기술 전문성으로 AI 모델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가 3천억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의 추론형 초거대언어모델 기반 시각·언어·행동 모델 확보인 만큼, 업스테이지와 모티프는 기술 역량을 무기로 대기업과의 자원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업스테이지는 컨소시엄이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스타트업 연합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스테이지의 자체 개발 언어모델 ‘솔라’는 2023년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 거대언어모델(LLM)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의료, 법률, 제조, 국방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참여해 한국 시장에 가장 적합하고 빠르게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췄다”며 “이미 글로벌 리더보드에서 입증된 모델 성능과 함께 AI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 업스테이지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주도 컨소시엄은 대기업 못지 않은 기술 전문성으로 대기업 주도 컨소시엄과 독자 AI 파운데이션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에는 래블업, 노타, 플리토, 로앤컴퍼니, 뷰노, 마키나락스, 오케스트로, 채널코퍼레이션, 핀다, 서강대, 한국과학기술원, 전자기술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컨소시엄도 대기업이 공략하기 어려운 틈새 기술력을 핵심 무기로 내세웠다.
모티프 컨소시엄에는 모레, 크라우드웍스, 엔닷라이트, 서울대, 카이스트, 삼일회계법인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자체 언어모델 ‘Motif-2-12.7B’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LLM 평가에서 국내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엔닷라이트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캐드(CAD) 데이터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은 대기업도 역량이 부족한 영역”이라며 "대기업과 기술 격차를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