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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권력 시대, '인간 중심'의 AI는 가능한가? 

양춘승 karlcsy@gmail.com 2026-02-23 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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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권력 시대, '인간 중심'의 AI는 가능한가? 
▲ 미국 오하이오주 뉴알바니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구글>
[비즈니스포스트] 모든 곳에서 인공지능(AI)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제 인간이 AI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 인류는 지금 거대한 문명사적 전이(Transition) 앞에 서 있다. 

증기기관이 근육을 대체하며 산업사회를 열고, 인터넷이 사회적 신경망을 구축하며 정보사회를 일궜다면, 인공지능(AI)은 이제 '의사결정'이라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기계화하고 있다. 

그러나 AI시대의 본질은 인공지능이 얼마나 똑똑해졌느냐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지능이 어떤 가치 체계를 지향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신뢰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문명 운영의 원칙이다. 

다시 말하면 "과거의 자본주의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작동했다면 새로운 AI 자본주의는 어떤 가치 체계 위에서 설계되고 있는가?"이다.

오늘날 AI 담론은 기술 패권과 산업 생산성이라는 협소한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같다. 하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자본주의의 렌즈로 투사한 AI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닌, 권력 구조와 부의 배분 방식에 관한 경제적 실재다. 

AI는 생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증폭시키지만, 동시에 자본과 데이터의 집중 속도를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가속화하며 '디지털 봉건주의'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력이나 수도처럼 AI가 사회 운영의 필수 인프라가 된 시대에, 이 인프라를 독점한 기업은 사실상 디지털 영주의 지위를 갖는다. 

이들은 사적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공적 영역인 민주주의의 신뢰 자본과 노동의 가치를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 권력'을 휘두르게 된 것이다. 

이처럼 과거의 국가가 가졌던 규범 설정 능력을 알고리즘이 대체하면서, 우리는 기업의 사적 이익이 공적 가치와 충돌할 때 이를 제어할 수 없는 거버넌스의 공백 상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기술의 가속도가 사회적 합의와 거버넌스의 속도를 추월했다는 점이다. ESG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포용적 가치 창출'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AI는 생산성 혁명이 아니라 사회적 불안정성을 심화하는 강력한 리스크 요인이 될 뿐이다.

그 중심에 노동의 재정의라는 이슈가 자리하고 있다. AI는 저숙련 노동뿐 아니라 법률, 의료, 연구 등 고숙련 지식 노동의 영역까지 침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소멸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 그 자체에 대한 실존적 도전이다. 

민주주의 또한 위태롭다. 

생성형 AI가 초래한 정보 생산 비용이 거의 '제로(0)'가 되면서 딥페이크와 정밀한 여론 조작을 일상화되고, 민주주의의 토대인 '사회적 신뢰 자본(Social Capital)'이 근본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AI는 책임의 소재를 묻는다. 

알고리즘 뒤에 숨은 의사결정에서 누가 책임을 지는가? 

ESG의 관점에서 보면, AI 개발 기업은 단순한 솔루션 제공자가 아닌, 사회 시스템의 설계자로서 금융기관의 수탁 책임(Fiduciary Duty)에 준하는 엄격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고 따라서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투명성을 입증해야 한다.

환경적 비용 역시 경영의 핵심 지표다. AI는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구원자인 동시에, 막대한 전력과 수자원을 집어삼키는 '자원의 블랙홀'이다. 

이제 AI의 탄소 발자국과 자원 효율성은 단순한 윤리적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결정하는 실질적인 투자 기준이자 규제 대상으로 다뤄져야 한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네 가지로 수렴된다. 즉, “누가 소유하며, 누가 통제하고, 누가 이익을 얻으며, 누가 위험을 부담하는가?”이다.

이 질문의 답이 시장 권력의 독점으로 귀결된다면 AI는 불평등의 증폭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ESG 자본주의의 핵심 원칙인 책임성(Accountability), 포용성(Inclusiv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AI 시스템의 DNA에 내재된다면, AI는 인류의 보편적 복지를 확장하는 문명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AI는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 AI를 어떤 가치 체계 위에 올려놓느냐가 우리의 내일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제시할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프레임은 바로 ESG 원칙에 입각한 새로운 자본주의다. 양춘승/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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