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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의장 '케빈 워시' 지명에 출렁이는 원화값, 한은 기준금리 묶어두기 복잡해지는 셈법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6-02-02 15: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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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케빈 워시 후보자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인하 기조에 동조하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기본적으로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한 인사로 분류된다. 
 
미국 연준 의장 '케빈 워시' 지명에 출렁이는 원화값, 한은 기준금리 묶어두기 복잡해지는 셈법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2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연준 금리인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여파로 한동안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의장 교체로 미국 금리인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낮아지면서 시장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5원 오른 1451.0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0.8원 오른 1464.3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케빈 워시 전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바로 1430원대에서 1460원대로 단번에 뛰어오른 것이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워시 전 이사가 그동안 주장해온 양적긴축 기조가 매파적 신호로 해석되면서 즉각적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양적긴축은 중앙은행이 시중이 풀어놓은 유동성을 회수해 통화량을 조정하는 정책으로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케빈 워시 후보자는 과거 매파적 정책 성향을 보여왔고 ‘친트럼프’ 성향의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연준 독립성에 무게를 실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강달러 기대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환율 장기화 우려가 다시 증폭되는 상황인데 외환시장에 대외 불안요인이 계속되면 올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딜레마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에는 이전과 달리 ‘금리인하’를 언급하는 문구가 사라지며 시장의 추가 인하 기대는 옅어졌다.

그런데 케빈 워시 후보자 지명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이 국내 물가를 자극하면 한은은 금리동결에서 나아가 금리인상 카드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글로벌 거시경제 콘퍼런스에서 “최근 외환시장은 경제 펀더멘털보다 정치적 요인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글로벌,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환율 움직임 변화 영향이 특히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 의장 '케빈 워시' 지명에 출렁이는 원화값, 한은 기준금리 묶어두기 복잡해지는 셈법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월28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매크로 콘퍼런스' 대담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올해 환율이 중요할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환율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3.9%로 집계됐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2월 제조업 BSI는 88.1로 1월(91.8)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2025년 8월 이후 6개월 만에 80대로 떨어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1월30일 발표한 국가신용등급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1%에서 1.9%로 하향조정했다. 상호관세 등 미국과 통상 이슈가 한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기업 경제활동과 실물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 있고 경기를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환율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케빈 워시 후보자 지명으로 미국 연준의 중장기 통화정책 방향성에 관한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한국은행의 긴장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케빈 하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선명한 ‘비둘기파(통화완화)’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면 미국 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으면서 환율 상승압박 등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워시 후보자의 정책 방향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시 후보자는 35세이던 2006년 최연소 연준 이사에 올라 2011년까지 활동했다. 당시 워시 후보자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양적완화에 반대하고 통화긴축을 지지하는 강경한 ‘매파’ 성향을 보여왔다.

다만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인하와 연준 구조개혁에 찬성하면서 ‘친트럼프’ 비둘기파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워시 후보자의 장인인 에스티로더 상속자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60년 지기로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등 인연이 깊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워시 후보자는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완화적으로 연준을 이끌 것이란 기대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위한 양적긴축 재개 가능성도 열려 있어 장기금리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최근 대폭적 금리인하 발언과 적극적 양적긴축 통제로 크게 상반되는 워시의 정책 현실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며 “당장은 금리인하를 주장하지만 미국 중간선거 패배로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지면 언제 매파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것이 시장 우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월26일을 시작으로 올해 남은 기간 4월과 5월, 7월, 8월, 10월, 11월 등 모두 7번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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