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파트너사 중심의 판매 구조는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지만 매출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직접 판매는 초기 부담이 크지만 매출을 온전히 인식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김 사장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더 이상 ‘안전한 협업’에만 머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첫 직접 판매 제품인 솔라리스 바이오시밀러는 희귀질환 치료제 특성상 직접 판매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안과질환과 골격계 질환 등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큰 제품군으로 직판을 확대하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 사장이 여태껏 직적 판매를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험해왔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확장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해 최대 5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에서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을 직접 판매의 전진기지로 선택한 점도 김 사장의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국가 단위 입찰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어 대규모 영업·마케팅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직접 판매에 따른 비용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수익성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직접 판매 강화는 신약개발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김 사장은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에 참석해 “핵심 기반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뿐 아니라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에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신설한 것도 신약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말 방광암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신청하며 신약개발에 첫 발을 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상대적으로 긴 개발기간과 임상시험 등을 더 많이 거쳐야하는 만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는 뜻이다.
결국 바이오시밀러 직접 판매를 확대하는 것은 신약개발을 위한 밑거름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직접 판매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720억 원, 영업이익 3759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9% 늘었고 영업이익은 14% 감소했다. 다만 일회성비용으로 여겨지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제외하면 같은 기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101% 늘었다.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뿐 아니라 직적 판매 제품이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매출 목표로 1조8500억 원을 제시했다. 이는 2025년과 비교해 11% 늘어나는 것인데 판매 시장 확대뿐 아니라 직접 판매 확대에 따라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간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에 첫 제품을 출시한 지 10년 만에 모두 10개로 확대했다”며 “파트너사 협업과 직접판매의 시너지를 발휘해 업계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